삼성화재, 챔프까지 딱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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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5일 07시 00분


14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의 가빈이 스파이크를 성공시켜 5세트 승리를 확정지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14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의 가빈이 스파이크를 성공시켜 5세트 승리를 확정지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챔프전 4차전

철벽 블로킹+변칙 용병술
현대캐피탈 꺾고 3승 선착


경기 전 감독을 만나보면 그날의 큰 그림을 엿볼 수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상대 전술에 대응할 작전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감독들의 지략 대결도 이 때 드러난다.

14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 이날 경기는 챔프전 최고의 빅매치였다. 선수들의 투혼은 물론이고 감독들의 지략 대결은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명승부였다.

경기 전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라이트 싸움 아니겠어요. 확실하게 끊어주는 팀이 이기겠죠”라며 이날의 관전포인트를 말했다.

실제로 챔프전 1∼3차전은 라이트 가빈(삼성화재)과 헤르난데스, 박철우(이상 현대캐피탈)의 대결이었다. 에이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이날 3차전에서는 손가락 부상을 당한 박철우의 스타팅 출전이 어려워 가빈과 헤르난데스의 대결로 시작됐다. 긴장 속에 돌입한 1세트.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김 감독의 허를 찔렀다. 라이트가 아니라 레프트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1세트에서 가빈의 득점은 겨우 4점. 지쳐 있는 가빈 대신 레프트를 적극 활용했다.

손재홍(6점) 석진욱(3점)에게 중책을 맡겼고,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김 감독도 가만히 당하지 않았다. 2세트에서 맞받아쳤다.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적극적인 블로킹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선규(2개)와 임시형 장영기 하경민 권영민(이상 1개) 등이 높이를 이용한 가로막기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수에서 6-1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가빈은 7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현대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친구이자 라이벌인 두 감독의 지략대결은 3세트에서 정점을 이뤘다. 김 감독의 히든카드는 부상 중인 박철우였다. 10-14로 뒤진 상황에서 헤르난데스 대신 박철우를 투입하며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경기장 분위기는 확 달아올랐다. 선수들의 사기는 충천했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성공했다. 박철우는 9개의 공격을 상대 코트에 꽂으며 4점차 까지 뒤져 있던 점수차를 25-23으로 역전시켰다.

박철우의 공격성공률은 무려 75%%였다. 반면 신 감독은 상대 블로킹을 피해 속공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박철우의 화려한 공격에 묻히고 말았다.

4세트는 김 감독이 예상한대로 라이트의 맞대결이었다.

가빈과 박철우의 스파이크는 불을 뿜었다. 가빈은 13점, 박철우는 10점. 공격 점유율도 각각 60%%를 넘었다. 하지만 그동안 힘을 아껴둔 가빈의 화력이 좀 더 셌다. 결과는 25-21의 삼성화재 승리.

운명의 5세트.

삼성화재의 작전은 발톱을 높이 세우는 것이었다. 펄펄 난 박철우를 막기 위한 블로킹에 집중했다. 작전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박철우의 라이트 공격을 석진욱 조승목이 3번 연속 막아내며 초반 기세를 올렸고, 이후에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며 높이가 강한 현대캐피탈을 블로킹으로 주저앉혔다.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2(25-20,18-25, 23-25, 25-21, 15-9)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챔프전 전적 3승1패로 앞섰다.

정상까지는 이제 1승만을 남겨뒀다. 5차전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천안|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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