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못치는 조정훈 ‘폭포수 포크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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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전 7이닝 무실점 2연승… 삼성 배영수도 2승投

롯데는 시즌 초 ‘배팅볼 투수진’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9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11-4로 앞서던 6회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들이 1이닝을 못 버티고 줄줄이 2, 3점씩 내줬다. 결과는 14-15 역전패. 12경기를 치른 11일까지 평균자책은 5.95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그런 롯데에도 믿을 만한 투수 하나 정도는 있었다. 포크볼 아티스트 조정훈이다.

조정훈은 어깨 부상으로 7일 LG전에서 뒤늦게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6이닝 동안 무실점 7탈삼진으로 첫 승을 거머쥔 그는 13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전에서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선발로 나선 조정훈은 7이닝 동안 1안타만 내주며 평균자책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볼넷은 3개를 내줬고 삼진은 8개를 잡았다. 넥센 타자들은 조정훈의 포크볼을 알면서도 당했다. 특히 4회에 3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조정훈의 이날 투구는 구멍 난 롯데 마운드에 그야말로 단비였다.

롯데 타선도 1회 홍성흔과 카림 가르시아의 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조정훈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0으로 앞선 7회에는 손아섭이 1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홍성흔과 가르시아는 1회에 이어 적시타를 때리며 2점을 뽑았다. 롯데는 8회 2점을 추가하며 9-0 완승을 거뒀다. 넥센은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넥센 타자들은 2안타에 그치며 이렇다 할 기회 한 번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잠실에서는 삼성의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가 완벽한 부활투를 선보였다. LG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 배영수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은 2개에 불과했지만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였다. 그는 팀의 6-0 승리를 이끌며 2승째를 수확했다. 1승 12패의 치욕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지난해와는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배영수는 “날씨가 쌀쌀해 투구 템포를 빨리 가져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LG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에드가 곤잘레스는 3패째를 당했다.

한화는 김광현을 올 시즌 처음 선발 투수로 내세운 SK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1-1로 맞선 8회 1사 1, 3루에서 한화 송광민은 SK 정우람으로부터 왼쪽 결승타를 때렸다. 8회 마운드에 오른 한화 안승민은 행운의 데뷔 첫 승을 올렸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올해 한화에 3순위로 입단한 그는 올 시즌 신인 첫 승의 영광도 차지했다.

두산은 이원석이 3-5로 뒤진 7회 동점 2점 홈런에 이어 8회 2타점 역전 결승타를 때리는 활약을 펼친 덕분에 KIA에 9-8로 이겼다. 두산과 삼성은 나란히 10승 고지에 올랐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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