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심우연, 친정 서울에 한풀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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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2분 회심의 결승골
성남은 인천 6-0 대파

전북 현대 심우연(25)은 지난 시즌까지 FC 서울에서 뛰었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해 2007년 15경기 출전한 뒤 2년간 2경기 출장이 고작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 대 2 맞트레이드로 전북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재활 공장장’ 최강희 전북 감독을 만난 것은 그에게 행운이었다. 성남 일화의 라돈치치(27)는 인천이 ‘제2의 고향’이다. 스무 살의 나이에 한국에 와 5시즌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 성남으로 옮겼다.

14일 5개 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서울과 인천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에게서 비수가 꽂혔기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서울의 경기에서 전북이 1-0으로 이겼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심우연이었다. 0-0으로 맞서던 후반 42분 심우연은 골대 앞에서 미끄러지면서 에닝요의 크로스에 발을 갖다대 시즌 첫 골을 올렸다. 심우연은 골을 넣은 뒤 자신의 머리에 오른손을 권총 모양으로 만들어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심우연은 “서울의 심우연은 죽었다는 걸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며 “오늘 유난히 골을 넣고 싶었다. 서울에서 경기에 많이 나오지 못해 한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1-0으로 이긴 전북은 2승 1무(승점 7점)로 서울(2승 1패·승점 6점)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과의 원정경기 8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도 탈출했다.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인천의 경기에서는 라돈치치가 친정팀의 눈물을 쏙 뺐다. 라돈치치는 1-0으로 앞선 후반 1분 몰리나의 골을 도우며 팀에 승기를 가져왔다. 이어 후반 10분에는 팀의 네 번째 득점을 직접 책임졌다. 위력적인 포스트플레이와 슈팅 등 최전방 공격수로 역할을 다하며 인천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성남은 라돈치치의 활약에 힘입어 6-0으로 올 시즌 최다 점수 차 승리를 안았다.

포항 스틸러스는 광주 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22분 알렉산드로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광주 최원권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경남 FC와 제주 유나이티드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남 드래곤즈는 대구 FC를 3-0으로 꺾고 1무 1패 뒤 첫 승리를 거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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