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블랙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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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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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90년 맞수’ 美에 3-5敗
홈팬들 망연자실… PO 통과해야 8강

“올림픽요? 다른 종목은 금메달 못 따도 상관없어요. 아이스하키만 따면 돼요.”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못 말릴 정도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 캐나다인은 “캐나다에 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스하키를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림픽 기간 중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밴쿠버 시내는 마비가 된다. 시내로 몰려든 인파와 경기 뒤 취객들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1일(한국 시간 22일) 캐나다 밴쿠버 아이스하키 플레이스 아레나. 현지 언론은 캐나다와 미국의 예선경기가 열린 이날을 ‘슈퍼 선데이’라고 불렀다. 인터넷 경매사이트에는 한때 최고 1만 달러(약 1170만 원)까지 입장권 가격이 치솟았다. 이 경기가 주목을 받은 것은 캐나다와 미국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아이스하키 대결 역사는 1920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안트베르펀 올림픽에서 캐나다는 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이후 캐나다는 4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미국은 40년이 지나 1960년 미국 스쿼밸리 올림픽에서 캐나다를 꺾고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이후 미국은 50년간 올림픽에서 한 번도 캐나다를 꺾지 못했다. 반면 캐나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장 좌석의 90%는 캐나다 관중이었다. 캐나다의 전설적인 하키 스타 웨인 그레츠키와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찾아 캐나다 팀을 응원했다. 미국 팀이 빙판에 들어서자 캐나다 관중은 캐나다 국가를 불러 기를 꺾었다. 미국 팀도 캐나다를 꺾고 우승한 1960년 대표팀이 입었던 것과 같은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이날 캐나다는 ‘하키 신동’ 시드니 크로스비가 1골을 넣으며 관중을 열광에 빠뜨렸지만 미국 골리(골키퍼) 라이언 밀러의 선방에 번번이 가로막히며 3-5로 졌다. 미국은 조 1위로 8강에 직행했고 캐나다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만 8강에 오를 수 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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