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한세트가 무려 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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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7시 00분


고가 골프채의 세계
일본산…헤드는 순금으로 만들어 다이아 600개 박힌 퍼터 3200만원
1000만∼2000만원짜리도 수두룩 대부분 주문판매…선물용이 많아

고가의 골프채가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화제다. 일본 마루망에서 출시한 마제스티는 아이언과 우드 등 풀 세트로 구매할 경우 1000만 원이 넘는다.
고가의 골프채가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화제다. 일본 마루망에서 출시한 마제스티는 아이언과 우드 등 풀 세트로 구매할 경우 1000만 원이 넘는다.
요즘 1000만 원짜리 골프채가 주말골퍼들의 화제로 등장했다.

“1000만 원짜리 골프채는 도대체 어떤 거야?” “그런 거 본 적은 있어?”라며 궁금해 한다. 따지고 보면 쇠막대에 불과한 골프채 한 세트가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하니 어떤 이는 “골프채를 금으로 만들었나!”라고 말한다. 맞다. 정말 비싼 골프채는 금으로 만들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렸던 일제 혼마사의 골프채는 10여년 전 아이언 한 세트가 무려 3000만원에 육박했다. 헤드는 24K 순금으로 도장해 번쩍번쩍하는 게 누가 봐도 비싼 티가 났다. 아이언 세트에 드라이버와 우드, 퍼터까지 장만하면 5000만 원을 넘었다. 최고급 승용차 한대 값이다.

당시는 골프채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있어 더욱 비쌌다. 이보다 전인 80∼90년대에는 세금이 200%% 이상이어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마루망과 다이와 브랜드에도 1000∼20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골프채가 수두룩하다. 모두 일본 제품이다. 퍼터 하나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제품도 있었다. 몇 년 전 모 백화점에서 전시됐던 퍼터에는 무려 600개의 다이아몬드를 박혔다. 이 퍼터 하나의 가격이 무려 3200만 원에 달했다. 이런 고가의 제품은 필드에서 휘두르기는커녕 그냥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다. 10∼20년 전 골프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골프채가 신분을 상징했다. 골프채에 별이 몇 개 그려졌는가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기도 했다. 몇 백만 원짜리는 고가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골프가 많이 보급된 지금, 이런 고가의 골프채를 구경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 요즘 같은 때 누군가 수천만 원짜리 골프채를 쓰고 있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

이런 제품은 실제로 사용할 목적보다는 주로 선물용이었다. 이따금은 마니아들의 소장용으로 팔리기도 했다. 서울에서 15년 째 골프용품매장을 운영 중인 K 씨는 “과거엔 고급 골프채를 많이 배달해봤다”고 회상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골프채를 연간 2∼3세트씩 팔았다. 특이한 점은 주문한 사람이 직접 가져가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달라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 배달을 간 적도 있었는데, 호화스러운 집에 경비가 삼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품은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그 경로만 파악하면 어디에서 어디로 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고가 제품일수록 수입량이 많지 않아 거의 주문 판매 형식으로만 이뤄진다. 판매하는 곳도 많지는 않다.

1000만원이 넘는 제품에는 어떤 특별한 성능이 있을까?

따지고 보면 골프채의 원가는 상상 이상으로 싸다. 금속 값이 그렇게 비쌀 이유는 없다. 브랜드의 이름과 각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조금 특수한 기능 등에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호가 합쳐져 가격이 높은 것이다. 1000만 원짜리 골프채로 쳐도 본인의 기량이 안 되면 OB도 슬라이스도 난다. 고급 골프채가 OB나 슬라이스를 똑바로 잡아주지는 않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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