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꺾인 LIG, 공격도 수비도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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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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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마다 범실 연발…현대에 1-3, 김현수 22점…우리캐피탈 연패 탈출

LIG손해보험 이경수가 스파이크를 날렸지만 현대캐피탈 앤더슨의 블로킹에 막히고 있다. 구미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IG손해보험 이경수가 스파이크를 날렸지만 현대캐피탈 앤더슨의 블로킹에 막히고 있다. 구미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항상 해왔던 팀 미팅이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2009∼2010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LIG손해보험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본래 ‘달변가’ 스타일이 아닌 박 감독은 최근 부진으로 잔뜩 풀죽은 선수들에게 이례적으로 농담을 건넸다.

“여기서 시골에서 태어난 사람은 손 들어볼래?” 대부분이 눈치를 보며 손을 들었다. “너희들, 귀신 본 적 있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박 감독은 곧장 한 마디를 던졌다. “그래, 나도 귀신같은 건 믿지도 않고, 본 적도 없다. 여러분들은 보이지 않는 허상에 쫓기고 있는 거야. 우린 할수 있다. 믿음을 갖자.”

비록 우스갯소리였지만 뼈 있는 얘기였다. 시즌 초반 잘 나간 LIG손보는 2라운드 삼성화재 전에서 외국인 공격수 피라타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뒤 2연패에 빠졌다. 그간 강원도 횡성에서 재활을 해온 피라타는 30일 복귀예정이지만 투입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해결사 부재’ 탓에, 설사 패해도 ‘할 것만하자’는 바람이 더욱 컸다. 하지만 여전히 LIG손보는 ‘보이지 않는’ 허상에 쫓기고 있었다.

상대가 한 수 위의 실력은 아니었다. 범실도 많았고, 공격이 딱히 강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LIG손보가 쉽게 넘길 수 있는 고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3-1로 승리, 5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2위(12승4패)를 지켰고 3연패한 LIG손보는 (10승)5패째를 안았다.

1세트가 결정적이었다. 4∼5점차 리드를 잡으며 17-14까지 앞섰으나 범실로 인해 내리 3실점해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윤봉우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가져갔다.

이후 흐름은 현대캐피탈의 몫. LIG손보는 듀스 끝에 2세트를 챙겼으나 연패를 끊는데 2%
부족했다.

3세트 때 LIG손보는 11-11까지 랠리를 펼쳤음에도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밸런스가 무너졌고, 22-20까지 앞선 마지막 세트도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이날 박철우와 앤더슨은 각각 20득점, 22득점을 챙겼다. 블로킹에서도 현대캐피탈은 15득점을 한 반면, LIG손보는 7득점에 그쳐 ‘높이’에서도 압도당했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선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신협상무를 3-1로 물리치고 3승째(12패)를 올렸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우리캐피탈에 입단한 신예 콤비 강영준과 김현수는 각각 21득점, 22득점씩을 올려 김남성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구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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