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는 상금으로 말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돈=실력=위상

“올 시즌 20억 벌었어요”   ‘미소천사’ 신지애(21)가 퍼팅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모습이 듬직하다. 그는 올해 180만7334달러(약 20억 원)를
벌어들여 한국 선수 최초로 LPGA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의 최연소 기록을 4개월 가까이 앞당겼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시즌 20억 벌었어요” ‘미소천사’ 신지애(21)가 퍼팅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모습이 듬직하다. 그는 올해 180만7334달러(약 20억 원)를 벌어들여 한국 선수 최초로 LPGA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의 최연소 기록을 4개월 가까이 앞당겼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골퍼는 흔히 상금으로 모든 걸 말한다고 한다. 상금 총액이 실력은 물론이고 위상을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말 상금왕이 누구인지에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차례로 막을 내린 한국, 미국, 일본의 남녀 프로골프 투어는 상금왕 레이스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져 팬들을 흥미롭게 했다.

○ 이시카와 료 日최연소 상금왕

신지애(21·미래에셋)는 180만7334달러(약 20억 원)를 벌어들여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 여왕에 등극했다.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가 갖고 있던 최연소 기록을 4개월 가까이 줄였다.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 이시카와 료(사진)는 18세 80일의 어린 나이로 상금왕을 차지했다. 1973년 일본의 골프 영웅 오자키 마사시가 26세에 달성한 기록을 36년 만에 8년이나 앞당겨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시카와는 시즌 4승에 상금 1억8352만 엔(약 23억6000만 원)을 벌었다.

○ 세금 등 감안하면 日이 美보다 실속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요코미네 사쿠라(일본·사진)는 1억7501만6384엔(약 22억4000만 원)으로 상금왕 타이틀을 안았다. 요코미네의 상금은 신지애보다 많다. 올 시즌 JLPGA투어(32개 대회)는 총상금 29억 엔(약 372억 원)으로 LPGA투어(29개 대회)의 총상금 5140만 달러(약 593억 원)에는 뒤지지만 투어 경비와 세금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JLPGA투어가 매력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끝난 J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는 LPGA투어에서 뛰던 김영 박인비 이선화 등이 합격한 것을 포함해 한국 선수 10명이 내년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 양용은 40억 벌어 상금랭킹 10위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사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348만9516달러(약 40억 원)로 상금 10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상금을 벌었다. 신지애와 국내 남녀 상금 1위 배상문(키움증권),서희경(하이트)의 상금 합계보다 많다. 신지애의 상금은 PGA투어에서는 45위 수준이다. 46개 대회에 총상금 2억8000만 달러(약 3200억 원)에 이르는 PGA투어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1000만 달러 돌파로 1위를 차지했지만 섹스 스캔들에 시달리며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 서희경, 남자 1위 상금보다 많아

4000만 원 차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1, 2위가 된 서희경(사진)과 유소연(하이마트)의 상금 액수는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상금왕 배상문을 뛰어넘었다. 올 시즌 KLPGA는 18개 대회에 총상금 69억 원이며 KPGA는 15개 대회에 71억 원으로 별 차이가 없다. KLPGA 김미회 전무는 “서희경과 유소연은 한 번도 예선 탈락 없이 모든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을 뿐 아니라 고르게 상위권을 유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뛰어난 스타들의 경쟁 구도 속에 국내 여자투어는 남자투어보다 높은 관심을 모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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