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영입 속전속결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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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0시 00분


최대 65억원에 日 소프트뱅크행 막전막후

일본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이범호가 마무리 캠프를 하고 있는 미야자키로 출국하기 위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최대 3년간 5억엔(65억원)에 계약한 이범호는 이날 미야자키에서 입단식을 한 뒤, 아키야마 고지 감독을 비롯한 소프트 뱅크 선수들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이범호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일본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이범호가 마무리 캠프를 하고 있는 미야자키로 출국하기 위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최대 3년간 5억엔(65억원)에 계약한 이범호는 이날 미야자키에서 입단식을 한 뒤, 아키야마 고지 감독을 비롯한 소프트 뱅크 선수들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이범호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오늘 미야자키 캠프 방문 전격 입단식

이범호(FA)의 일본행은 급박하게 진행됐다. 스포츠동아가 19일자로 단독보도한 대로 19일 일본야구기구(NPB)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적으로 이범호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그리고 KBO는 FA 자격을 보유한 선수라는 사실을 NPB에 회신했다. 신분조회 요청은 사실상 이범호와 계약조건에 합의한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양국의 기구를 상대로 영입절차를 밟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소프트뱅크 구단 고위층은 이범호 측과 협상하기 위해 17일 이미 한국에 들어왔다. 몸값에 대한 조율이 필요했는데, 이범호 측이 일본에 가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뱅크측이 직접 한국으로 날아온 모양새가 의미심장하다. 결국 소프트뱅크가 이범호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몸값의 총액면에서는 일사천리로 합의가 됐다. 여기서 이범호 측은 인센티브의 비율을 줄이고 개런티(보장금액)를 높이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이범호로서는 2년간 계약금 1억엔, 연봉 1억엔 등 총 3억엔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는데 협상을 하면서 소프트뱅크는 3억5000만엔까지 지갑을 열었다. 계약기간 2년과 계약금 1억5000만엔, 연봉 1억엔 등 총 3억5000만엔(45억5000만원)은 무조건 보장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3년째에는 구단이 이범호의 2년간 활약상을 본 뒤 계약 지속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2+1년 계약’이 만들어졌다. 3년째에는 연봉 1억5000만엔이 추가되는 조건이다. 3년간 최대 5억엔(65억원)의 빅딜이었다.

계약 협상이 끝나자 소프트뱅크 측은 미리 준비해온 비행기 티켓을 이범호 측에 건넸다. 20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미야자키에 도착하는 티켓이었다. 소프트뱅크의 본거지는 후쿠오카지만 미야자키라는 점이 특이했다. 소프트뱅크 측은 “아키야마 감독이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를 열고 있다. 거기서 바로 입단식을 하자”고 설명했다. 아키야마 고지는 일본프로야구 슈퍼스타 출신으로 오 사다하루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부터 팀을 지휘하고 있다.

이범호는 19일 낮에 한화 구단사무실을 방문해 “한화가 신경을 많이 써줘서 고맙다. 그리고 이렇게 일본으로 떠나 죄송하다. 일본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한화 유니폼을 입겠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오후 서울로 올라와 은행에서 일본 엔화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했다. 그 사이 소프트뱅크는 이범호의 입단사실을 공식 발표했고, 지지통신 등 일본언론도 일제히 이 사실을 보도했다.

이범호는 이날 밤 서울에서 묵었다. 그리고 20일 미야자키로 떠나 현지에서 인센티브 세부 사항에 합의한 뒤 오후 4시 입단식을 치를 예정이다. 보장금액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금액은 연간 최대 2000∼3000만엔 선에서 합의될 전망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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