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힘…KCC 웃다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7시 00분


19점 펄펄…KT에 살얼음 리드 V 견인

전주 KCC는 시즌 전, 최강팀으로 꼽혔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데다 미국청소년 대표 출신의 하프코리안 전태풍까지 합류했기 때문. 하지만 시즌 초반 전태풍은 팀 전술을 중시하는 한국농구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1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 전주 KCC의 2009∼2010 KCC 프로농구. 경기 전 KCC 허재 감독은 “(14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삼성 전에서는 도리어 왜 너의 공격을 하지 않느냐고 전태풍을 나무랐다”고 했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허 감독이 패턴을 지시하면, 중간에 기회가 나도 슛을 던지지 않을 정도다. 허 감독은 “왜 공격을 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감독님이 패턴 하라고 했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온다”며 웃었다.

이 날 경기에서 11일부터 열흘간 6경기를 치르는 살인일정을 소화 중인 KT 전창진 감독은 제스퍼 존슨과 신기성, 송영진을 선발명단에서 제외했다. 체력을 비축하고, 변칙기용으로 KCC를 흔든다는 계산이었다. 2쿼터까지는 전 감독의 계산이 맞아떨어지며 KT의 38-28 리드. KCC는 3쿼터부터 추격전을 펼쳤다.

특히 허 감독의 기대대로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한 전태풍(19점)이 빛났다. 전태풍은 70-69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4쿼터 종료 2분43초를 남기고 3점포를 링에 꽂은데 이어, 1분17초를 남기고는 드라이브 인 레이업슛까지 성공시키며 점수를 77-72까지 벌렸다. 결국 KCC의 80-74승리. KT는 4쿼터 막판 존슨이 무리한 공격을 펼친 데다, 심판에게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이며 무너졌다. KCC(8승6패)는 단독 5위로 치고 나갔고, KT(10승5패)는 공동2위로 내려앉았다.

부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