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만세” 젊은 그녀들의 대반란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1월 3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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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전력을 보강해도,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다가오는 강팀이 있다. 여자배구에서는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그렇다. 두 팀은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며 여자배구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일 2009∼2010 NH농협 V리그 개막전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KT&G와 도로공사가 두 팀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KT&G는 1세트와 2세트를 GS칼텍스에게 헌납했다. 예상됐던 결과였다. 하지만 3세트부터 KT&G의 반격이 시작됐다. 4세트에서는 10점만 허용한 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KT&G의 예상 밖 맹공에 당황한 GS칼텍스는 결국 5세트에서 5-15로 승리를 내줬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과 경기 내내 접전을 벌였다. 1세트부터 흥국생명은 기선제압에 나섰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용병 밀라와 하준임의 활약에 힘입어 2, 3세트를 따냈고 역전했다. 흥국생명이 다시 4세트를 이기며 또 다시 동점. 도로공사는 수세에 몰렸지만 5세트,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특히 개막전에서 만년 꼴찌팀이 만년 우승팀을 이긴 ‘반란’이었다.

도로공사 신만근 감독은 “흥국생명 선수들이 아직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게 승리의 이유”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개막전 승리에 대해 “아직 우리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1위 팀을 이겼다는 것이 고무적이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신 감독이 시즌을 시작하기 전 중점을 둔 건 개인별 맞춤훈련. 신 감독은 “팀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고 개개인의 기량을 끌어올려 팀을 강화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예전과는 팀 분위기가 다르다. 기대해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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