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홍 전 감독-이형택-조윤정“후배 육성에 제2인생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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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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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국 테니스의 황금시대를 이끈 삼두마차였다. 삼성증권에서 한솥밥을 먹던 주원홍 감독(53)과 이형택(33) 조윤정(30).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외에서 활약하던 이들은 세월의 흐름 속에 차례로 은퇴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주 감독과 조윤정이 코트를 떠난 데 이어 이형택은 26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한 삼성증권배 국제챌린저대회가 끝나는 내달 1일 은퇴식을 치른다.

각자의 길을 걷던 이들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대회 환영만찬에서 모처럼 재회했다. 이형택과 조윤정을 발굴했던 주 감독은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부회장으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최근 2012년 세계 휠체어테니스대회의 한국 유치전에 뛰어든 주 감독은 “형택이 윤정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들의 뒤를 이을 후배들을 배출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조윤정은 국내 여자선수로는 가장 높은 세계 45위까지 올랐고 삼성증권 코치로 변신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프로투어에서 복식 우승 1회, 단식 준우승 3회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주니어 유망주 장수정(안양서여중)과 이소라(원주여중)를 키우고 있다. 12월 5일에는 안동고 테니스부 코치인 이흥우 씨(29)와 결혼할 계획이다.

이형택은 강원 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테니스 아카데미를 열어 후배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카데미 원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는 그는 한국인 최고 세계랭킹(36위)과 최초의 프로투어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뒤로한 채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이형택’을 키우는 게 목표다.

조윤정은 “형택이 오빠와 지도 시스템, 훈련 방법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형택도 “우리를 능가하는 후배들을 만들어 보자고 윤정이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배 2연패를 노리던 이형택은 27일 조숭재(명지대)와의 1회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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