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 오프]명장 만들기… 애정 갖고 洪감독 지켜보자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50분


코멘트
20세 이하 월드컵을 마치고 12일 귀국한 홍명보 감독은 “세계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며 곧바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준비에 들어갈 뜻을 내비쳤다. 홍 감독은 올림픽팀 사령탑으로 일찌감치 내정된 상태다.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명장’ 후보다. 협회는 가능하면 그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까지 끌고 갈 계획이다.

과거 한국 축구의 지도자는 실력보다는 이름값에 의존했다. 스타플레이어는 은퇴하면 이렇다 할 지도자 과정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나 대표팀 코치가 됐고 얼마 되지 않아 감독을 맡았다. 이러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고 ‘스타 출신은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걸 정설로 받아들일 정도였다.

홍명보는 달랐다. 은퇴한 뒤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에 등록하는 등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본 J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익힌 철두철미한 프로 의식이 밑바탕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주장인 그를 지켜본 핌 베어벡 코치는 2005년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건의해 2006년 독일 월드컵 코칭스태프로 합류시켰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떠난 뒤엔 베어벡 감독이 홍명보를 코치로 임명해 지도자 수업을 받게 했다. 협회는 이렇게 성장한 홍 감독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청소년대표팀을 맡겼고 올림픽과 월드컵 감독까지 체계적인 ‘명장 만들기’ 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홍 감독은 이번 청소년 월드컵에서 18년 만에 8강 진출을 이끌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누가 잘나가면 온갖 음해로 흔들었던 게 과거 한국 축구계다. 축구인들은 홍 감독이 잘돼야 한국 축구가 발전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협회는 ‘제2의 홍명보 감독’을 키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홍 감독을 편애한다는 생각이 들 때 축구인들은 흔들기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