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숙식’ 2부투어 돌던 박유나 공동선두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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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배 KLPGA 첫날

온 가족이 버스에서 숙식을 하며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골프대회에 출전했다. 드라마에나 나옴 직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그 주인공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유나(22·동아회원권·사진). 그는 2부 투어를 뛰던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개조한 버스에서 잠을 자고 식사도 해결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했다. 아버지 박병도 씨(49)는 딸 뒷바라지를 위해 대형면허를 딴 뒤 2007년 46인승 버스를 구입해 잠자리와 취사도구를 마련했다. 아버지는 핸들을 잡았고 어머니 이정해 씨(49)는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끼니마다 만들어줬다. 투어 경비도 아끼고 입이 짧아 식당 음식을 잘 못 먹는 딸의 먹을거리 문제도 해결해 효과 만점이었다. 부산 예문여고 출신인 박유나는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니 살도 안 빠지고 체력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런 정성으로 올 시즌 1부 투어 출전 자격을 따낸 뒤 올 들어 버스 생활을 청산한 그는 16일 여주 자유CC에서 열린 제31회 신세계배 KLPGA선수권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선두에 나섰다. 시즌 3승째를 노리는 서희경(하이트)과 이정은, 편애리(하이마트)도 박유나와 동타를 이뤄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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