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스터르스, US오픈 와일드카드 출전 깜짝 우승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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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 등장한 모녀는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2만3351명 관중의 뜨거운 박수 속에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린 그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슈퍼 맘’ 킴 클레이스터르스(26·벨기에)와 18개월 된 딸 야다가 그 주인공이었다.

클레이스터르스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8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를 1시간 33분 만에 2-0(7-5, 6-3)으로 꺾었다. 2007년 5월 결혼 후 은퇴한 뒤 지난해 출산한 클레이스터르스는 복귀 후 세 번째 대회 만에 메이저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클레이스터르스는 “믿어지지 않는다. 경기감각을 익히려고 출전했을 뿐이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엄마 선수’가 메이저대회 단식 챔피언이 된 것은 1973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을 휩쓴 마거릿 코트(호주)와 1980년 윔블던 챔피언 이본 굴라공(호주) 이후 세 번째. 오랜 공백으로 랭킹이 전혀 없는 클레이스터르스처럼 와일드카드를 받은 선수가 US오픈 정상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딸의 이름인 야다를 왼쪽 손목에 문신으로 새긴 그는 경기 전날 밤에도 결승 상대의 경기 비디오를 보는 대신 딸과 만화영화를 보다 잠이 들었다. 그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좋은 느낌이다. 앞으로 몇 주간 다시 딸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친 워즈니아키는 “그는 테니스를 즐기는 것 같았다. 예전보다 더 강해 보였다”고 칭찬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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