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투혼… 도전하는 그녀가 아름답다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세 차례 시도를 모두 실패한 뒤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에서 4.75m를 넘지 못한 뒤 2, 3차 시기에서 연이어 4.80m에 도전했으나 모두 바에 걸려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세 차례 시도를 모두 실패한 뒤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에서 4.75m를 넘지 못한 뒤 2, 3차 시기에서 연이어 4.80m에 도전했으나 모두 바에 걸려 노메달의 수모를 안았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불혹을 앞둔 노장 선수의 투혼이 트랙과 필드에서 진한 감동을 전달했다. 챈드라 스터러프(왼쪽)는 여자 100m 결승에서 까마득한 후배들과 당당히 겨뤘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한 스테이시 드래길라는 비록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어도 자신의 한계와 싸웠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불혹을 앞둔 노장 선수의 투혼이 트랙과 필드에서 진한 감동을 전달했다. 챈드라 스터러프(왼쪽)는 여자 100m 결승에서 까마득한 후배들과 당당히 겨뤘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한 스테이시 드래길라는 비록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어도 자신의 한계와 싸웠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불혹앞둔 스터러프-드래길라 분전

스포트라이트는 없었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팔팔한 후배들과 경쟁하는 게 버거웠지만 그것으로 족했다.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40세를 눈앞에 둔 두 여성 노장선수의 투혼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여자 100m 결승.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23)가 10초73을 찍고 우승해 기뻐하는 순간 11초05로 7위를 한 챈드라 스터러프(38·바하마)는 쓸쓸하게 트랙을 떠났다.

스터러프는 1999년 세비야 선수권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2001년 에드먼턴, 2003년 파리 선수권 100m 동메달리스트로 한때 세계 여자 단거리의 스타였다. 16세의 아들을 둔 스터러프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며 재기했고 이번에 결승까지 올라 ‘주부 만세’를 외쳤다.

16일엔 ‘왕년의 미녀 새’ 스테이시 드래길라(38·미국)가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드래길라는 1999년, 2001년 선수권 챔피언,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한 시대를 풍미한 장대높이뛰기 스타였다. 드래길라는 이번 대회에서 4.25m만 넘고 12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18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안나 로고프스카(28·폴란드)가 4.75m로 새로운 여왕에 등극했다. 옐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는 세 번의 기회에서 단 한 번도 넘지 못해 11위로 쓸쓸히 경기장을 떠났다. 남자 1만 m에서는 케네니사 베켈레(27·에티오피아)가 26분46초31로 대회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베를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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