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시즌도 마찬가지다. 시즌 레이스의 3분의 2 지점을 지나 8월이 오면 경기의 7회에 접어든 상태라 볼 수 있다. 올해는 예년에 보기 힘든 접전상태로 주행 중이라 벤치의 움직임이 한층 더 바빠지리라 예상된다. 시즌 전반에 부상으로 이탈된 주전선수들이 후반에 복귀하는 팀은 덤을 얻은 듯 풍성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반면 앞으로 주력선수가 부상으로 이탈되는 팀은 한해 농사가 낭패를 볼 수도 있어 무엇보다 부상관리에 최우선점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특히 연습 도중에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의 신경은 여간 날카롭지 않다.
그리고 마라톤에서 페이스 조절이 가장 중요하듯 프로야구도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면 선수들의 과피로 속에 부상발생 위험도는 높아지고 컨디션회복도 더뎌지게 된다. 그러나 페이스조절이란 타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신체는 자기가 가장 잘 아는 법. 결국 본인 스스로 철저히 자기관리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단기전에 길들여진 신인들이나 루키급 선수들이 시즌 초부터 연속해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왔다면 지금쯤 힘들어 할 때다. 100m 단거리 선수가 마라토너로 전향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 조절의 노하우를 갖고 있고, 또한 경기흐름을 읽을 줄 아는 베테랑들이 경기 후반이나 시즌 막바지에 큰 공을 세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전장에서 길을 잃으면 늙은 말에게 물어보라’는 옛말이 야구판이라고 결코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올해처럼 시즌 종반까지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시즌에는 베테랑선수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다. 베테랑들이 앞장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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