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인조잔디 더워”…빅초이 트레이드 요구?

  • 입력 2009년 8월 3일 08시 14분


2일 광주. 삼성전을 앞둔 최희섭(사진)이 타격연습을 마치고 땀을 식히려 덕아웃에 잠시 앉았다.

그리고 구단직원에게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트레이드 시켜주세요.”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최희섭에게 KIA는 고향 팀 그 이상. 광주 팬들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최희섭에 큰 애정을 갖고 있기에 믿기 힘든 말이었다.

최희섭은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너무 더워요. 잔디 걷어내면 바로 콘크리트에요. 수비할 때 슬라이딩을 못할 정도입니다”라며 낙후된 광주구장 환경을 구단직원에게 하소연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천연 잔디를 깔아 주거나 천연 잔디 구장 팀으로 트레이드시켜주세요”라며 농담을 했다.

구단 직원이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카드가 없다”고 맞서자 최희섭도 지지 않았다. “롯데 이대호는 어때요? 영·호남의 화합이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고, 이대호로 진행해주세요.” 잠시 고민하던 구단직원은 “안돼! 널 친형처럼 따르는 나지완이랑 안치홍은 어떻게 하고 트레이드냐?”고 회심의 한마디를 건넸다. 잠시 망설이던 최희섭은 “치홍이는 신인이고 KIA의 미래니까·…. 치홍이는 함께 못 가겠고 저랑 나지완이랑 묶어서 LG랑 합시다. 잠실도 천연 잔디니까 수위타자 박용택과 페타지니면 어때요?”

할 말을 잃은 구단 직원을 보며 최희섭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천연잔디는 어려울 것 같고, 홈 팬들 앞에서 홈런이라도 많이 칠 수 있게 펜스라도 좀 당겨주세요”라며 KIA와 광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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