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김호 감독-사장 동반 퇴진

  • 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대전시가 23일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과 송규수 사장을 동반 퇴진시키기로 결정했다. 대전시로서는 상처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경질에 다른 배경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7년 말 송 사장이 부임하면서 대전 내에선 잡음이 그치지 않았다. 김 감독과 선수 선발 및 계약, 부상 치료 문제 등에서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켰고, 팀 운영 방침에 대한 기본 인식을 달리하면서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구단 안팎이 시끄럽고 팀은 2년 연속 하위권을 헤매고 있다. 그래서 대전시가 구단 이사회를 통해 둘을 모두 경질함으로써 갈등의 싹을 잘라 버린 것이다.

하지만 구단을 직접 관할하는 김영관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자신의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송 사장과 김 감독은 김 부시장이 임명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다루기 힘들어 교체했다는 지적이다. 송 사장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단장 출신으로 프로 구단 운영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김 감독은 2007년 7월 대전 사령탑을 맡은 뒤 그해 창단 처음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해 대전시가 명예시민증까지 줬다. 그런 인물을 동시에 경질한 것은 다른 뜻이 개입됐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부시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그런 뜻이 있었다면 벌써 했다. 사장과 프런트, 또 프런트와 감독이 계속 불협화음을 내는 상황에서 성적이 좋겠는가. 그래서 두 분 모두 책임을 지는 게 좋겠다고 이사회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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