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향해 세월을 뛰어 넘는 열정을 보인 추승균.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처럼 묵묵히 궂은일을 하느라 상복도 없던 그였지만 역대 최고령(34세5개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면서 뒤늦게 꽃을 활짝 피웠다. 이런 큰 상은 프로 입문 12시즌 만에 처음이다. 수상 소식에 추승균은 “지난 세월이 머릿속에 떠올라 울컥했다. 묵묵히 노력하다 보면 이런 날도 온다는 사실을 후배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며 눈물을 쏟았다. 허재 감독은 “승균이는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선수다. 그 나이면 정말 힘든데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승진은 “승균이 형은 소리 있게 강하다. 진정한 리더다”고 말했다.
1997∼1998시즌 프로에 데뷔한 추승균은 줄곧 한 팀에서 뛰고 있는 국내 프로농구에서 흔치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동안 이상민 조성원의 그늘에 가렸고 2007년 KCC로 이적해온 동갑내기 서장훈의 뒤에 묻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서장훈이 떠난 뒤 팀 내 리더 역할을 해내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고비에서 터뜨리는 결정적인 외곽 슛과 끈질긴 수비가 트레이드마크다.
전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