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돔구장 생길까… 3년전도 떠들썩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세계가 공인한 만장일치 올스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 타점 득점 1위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거포 김태균(한화)이 귀국 후 첫 인터뷰를 했다. 김태균이 26일 오후 대표팀 숙소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황태훈 기자
‘세계가 공인한 만장일치 올스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 타점 득점 1위의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끈 거포 김태균(한화)이 귀국 후 첫 인터뷰를 했다. 김태균이 26일 오후 대표팀 숙소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황태훈 기자
‘세계의 4번타자’ 돼 돌아온 김태균 인터뷰
15시간에 가까운 장거리 비행 뒤에도 쉬지 못했다. 밀려든 일정에 고작 4시간을 잤을 뿐. 하지만 ‘대한민국 4번 타자’는 힘이 넘쳤다. 수면 부족과 쌓인 피로로 눈이 빨갰지만 표정은 밝았다. 26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최 오찬을 마친 김태균(27·한화)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만났다.
지난해 말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을 앞두고 이승엽(요미우리)이 태극마크를 고사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다. 이승엽은 없었지만 김태균이 있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만장일치로 1루수 올스타에 선정됐다. 타율 0.345에 3홈런, 11타점, 9득점의 기록이 보여주듯 ‘세계의 4번 타자’로 손색이 없었다.
“아직 승엽이 형한테는 못 미쳐요. 저는 한 번 잘했을 뿐이지만 형은 그동안 꾸준히 잘해 왔잖아요. 제가 한참 부족하죠.”
자신을 이승엽과 비교하는 여론에 대해선 한없이 겸손했지만 메이저리거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커졌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도 제가 통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볼 때는 한국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보다 조금 나은 정도였어요. 저뿐 아니라 동료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하지만 그도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던 일본 마운드에 대해서는 그 높이를 인정했다.
“결승전 선발로 나왔던 이와쿠마 히사시의 공이 가장 치기 어려웠어요. 야구 자체도 메이저리그 스타일보다는 일본 야구가 더 상대하기 힘들었고요.”
김태균은 전날 입국한 뒤 공항 경찰의 경호를 받았다. 공항 직원들은 짐을 찾기 위해 기다리는 그를 보고 줄을 서가며 사인을 받았다.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김태균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대회 내내 일본 야구와 메이저리그가 관심을 보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관심 받는 게 기분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얘기할 시점이 아니에요. 일단 소속팀에 충실해야죠.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3할 타율, 30홈런 이상이 목표입니다.”
대회 기간 김태균은 두 살 위 누나와 많은 통화를 했다. 누나는 김태균이 일본 도쿄에 있을 때 출산했다.
“삼촌 노릇을 제대로 하고 싶었는데 가족들이 제가 신경 쓸까 봐 누나의 출산 소식도 나중에 알려줬어요. 그걸 알고 나니까 더 미안하더라고요.”
2006년 WBC에서 병역 면제를 받았던 김태균은 앞으로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했다. 그게 국가에 대한 보답이라고 했다.
“한국 야구가 강하다는 것을 확신했어요. 괜찮은 후배가 많아 2013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이와쿠마를 다시 만나면 본때를 보여줘야죠.”
김태균은 훌륭한 시설을 갖춘 경기장에서 뛰다 보니 집중력도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돔구장이 생길까요? 야구장 시설은 좋아질까요? 2006년 당시에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가 3년이 그냥 지났는데….”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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