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임은지 세계를 향해 날다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여자 장대높이뛰기 기대주 임은지가 26일 대만 자오퉁에서 열린 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4.24m를 뛰어넘어 한국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그랑프리육상대회에서 임은지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여자 장대높이뛰기 기대주 임은지가 26일 대만 자오퉁에서 열린 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4.24m를 뛰어넘어 한국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그랑프리육상대회에서 임은지가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무살 신인… 대만 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4.24m 한국新 우승

《‘한국의 미녀 새’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가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날았다. 임은지는 26일 대만 자오퉁에서 열린 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여자부에서 4.24m를 뛰어넘어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최윤희(23·원광대)가 세운 한국기록(4.16m)을 8cm 늘리며 우승했다. 임은지는 지난해 2월 처음 장대를 잡았지만 1년 1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경신하며 그동안 국내 무대를 휘어잡던 ‘최윤희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알렸다. 그의 기록 단축 속도는 경이적이다. 지난해 4월 3.50m를 시작으로 10월 4.10m를 넘은 뒤 이번에 4.24m를 기록해 1년도 안 돼 74cm나 기록을 늘렸다.》

지난 동계훈련 때 약점으로 지적된 근력과 스피드를 향상시킨 게 한국 신기록의 원동력이었다.

임성우 연제구청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경남 고성과 부산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산을 뛰게 해 체력을 키웠다. 또 도약력을 키우기 위해 스피드 훈련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 1년도 안돼 74㎝나 단축

그는 “동계훈련을 마치고 바로 기록이 나오질 않는데 의외의 결과다. 6일부터 전지훈련 삼아 대만에 갔는데 큰 성과를 얻었다. 이런 추세라면 5월이나 6월쯤이면 4.30m 이상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임은지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B기준 기록(4.35m)은 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날 B기준 기록에 세 번 도전해 아쉽게 모두 실패했다.

○ “6월엔 4.30m도 가능”

부산 망미중학교 때 육상에 입문한 임은지는 전천후 선수. 2003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 100m 허들에서 1위를 했고 부산 남성여고 시절에는 각종 대회에서 7종경기(100m 허들, 200m, 800m, 높이뛰기,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창던지기)와 세단뛰기를 휩쓸었다.

임 감독은 임은지를 영입한 뒤 지난해 초 “체격(174cm, 55kg)과 스피드, 도약 능력, 근성을 갖췄으니 장대높이뛰기를 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고 임은지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임은지의 최종 목표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 아직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세계기록(5.05m)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메달권인 4.80m까지 접근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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