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군단 미국 왜 무너졌나? 의지도 투지도 없었다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3월 24일 08시 08분



WBC준결승 ‘죽기살기’ 일본에 패

‘야구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던 미국. 선수 전원이 ‘꿈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한국 선수단 연봉을 모두 합쳐도 미국 대표 한 명의 연봉에 못 미친다. 하지만 그들이 또다시 무너졌다.

미국은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4-9로 졌다.

4강에도 들지 못했던 3년 전보다는 낫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당시와 다를 바 없다.

2라운드 패자부활전 푸에르토리코전에서 데이비드 라이트(뉴욕 메츠)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일찌감치 탈락했을 그들이다.

한국의 승리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듯 미국이 아시아 팀에 패하는 일도 놀랄 일이 못 된다.

예견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부터 일본과는 달랐다. 터무니없는 볼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시범경기를 치르듯 무성의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실책을 3개나 범했다.

어느 정도 승부의 윤곽이 드러난 후에는 야수들이 타구를 잡으러 달려가는 것조차 귀찮아했다. ‘져도 그만’이라는 여유(?) 앞에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일본 선수들의 투지가 오히려 머쓱할 정도.

게다가 미국대표팀 데이비 존슨 감독은 선발 로이 오스왈트가 4회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대량실점을 하는데도 내버려뒀다.

칼같은 투수교체로 상대의 맥을 끊는 한국과 일본 감독들과는 달랐다. 존슨 감독은 경기 후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 믿었다. 내 실수다”라면서도 “단지 한 게임일 뿐이다. 우리 선수들이 훌륭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한국과 일본은 1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때문에 3월에도 몸이 올라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자세’에서부터 졌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미국이 두 결승 진출국을 보고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경기 전마다 착실하게 내야 수비 연습을 하는 그들을 보라”고 꼬집었다.

LA|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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