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오피니언
정치
경제
국제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헬스동아
트렌드뉴스
통합검색
마이페이지
전체메뉴 펼치기
스포츠
[이재국의 WBC스펙트럼] 윤석민이 차려준 최후의 ‘스시 만찬’
동아닷컴
업데이트
2016-01-23 12:11
2016년 1월 23일 12시 11분
입력
2009-03-24 08:01
2009년 3월 24일 08시 01분
좋아요
개
공유하기
공유하기
SNS
퍼가기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URL 복사
창 닫기
즐겨찾기
읽기모드
뉴스듣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가
가
가
가
가
창 닫기
프린트
눈은 작지만 가슴이 큰 선수입니다. 얼굴은 앳돼 보이지만 담대한 투수입니다.
평소 성격은 순둥이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호랑이 같은 승부사로 돌변합니다.
호리호리한 몸에 낭창낭창한 투구폼.
시속 150km의 총알같은 직구와, 그 직구의 위력을 더하는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뿌리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가을바람의 낙엽’으로 만들어버리더군요. 대한민국의 든든한 에이스 윤석민(23·KIA) 얘기입니다.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김인식 감독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준결승 한 경기에 윤석민을 소모하느냐, 준결승과 결승에 모두 활용하느냐. 쉽지 않은 선택의 문제였지만 봉중근과 함께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베네수엘라 살인타선을 막아낼 방패막이로 낙점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은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그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빅리그 타자를 상대로 조금도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투구수 50개를 넘기면 4일간 휴식해야하는 WBC 규정에 따라 준결승에서 96개의 공을 던진 그는 결승전 마운드에 설 수 없습니다. 한 자루의 초가 촛불로 자신의 한몸을 녹이며 영롱한 빛을 발하듯, 그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서 태극혼을 불사르며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그의 ‘촛불투혼’ 덕분에 결승전에는 나머지 투수 12명이 대기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된 한국 마운드입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를 한 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를 마주쳤습니다.
베네수엘라 모자를 쓰고 있더군요. 그 모습은 왜 그렇게 귀여운지…. 그리고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순박한 미소와 함께 모자를 고쳐 쓰더군요.
그리고는 카메라에 얼어붙은 초등학교 모범생처럼 차렷 자세를 취했습니다. 순간 팬들이 붙여준 ‘석민 어린이’이라는 별명이 떠올라 그저 웃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5월8일 어버이날로 기억됩니다. 광주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그는 “어릴 때 야구가 힘들어 두 번이나 그만두겠다고 고집을 피워 부모님이 무척 속상해하셨다”고 고백했습니다.
그가 야구를 그만뒀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할 뿐입니다. 스물셋 에이스는 이제 야구로 부모님에게 행복을 안겨드렸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런 아들이자 대한민국의 보배투수로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우뚝 섰습니다.
이제 나머지 12명의 투수들이 24일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촛불같은 태극투혼을 불사를 일만 남았습니다.
LAㅣ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좋아요
0
개
슬퍼요
0
개
화나요
0
개
지금 뜨는 뉴스
천안 층간소음 살인사건 47세 양민준 신상공개
‘학교 땡땡이’ 숨기려 “납치 당했다” 거짓말…경찰 수십명 출동
케데헌의 여성들,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