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다시 만난 한일전 관전포인트

  • 입력 2009년 3월 18일 07시 52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의 하라 감독이 적수를 만나면 녹음기처럼 반복하는 말이 있다.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힘 대 힘의 대결을 펼치고 싶다.”

하라의 소원대로 18일 한일전은 전략적 후퇴란 있을 수 없는 결사항전이 됐다.

한일 양국의 야구역량이 이 한판으로 규정될 수 있기에 자존심을 건 최강의 포진이 불가피하다. 승부를 가를 충돌 지점을 조목조목 따져본다.

봉중근 던지고…다르빗슈와 맞대결…2차전 ‘무실점 거사’ 다시한번

○ 봉중근 대 다르빗슈

전쟁에 비유하면 봉중근과 다르빗슈는 선봉에 해당한다. 선봉대의 활약 여하에 따라 팀 사기와 전체 전황이 좌우된다. 두 투수 공히 기본적으로 직구 위주의 파워피처다.

9일의 도쿄돔 한일전에서 봉중근은 5.1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쟁취했고, 다르빗슈는 4번째 투수로 나와서 8회 1이닝 동안 5타자 상대로 1안타,1볼넷 3삼진을 기록했다.

따라서 공은 타선으로 넘어온 셈인데 어떻게 대응책을 찾았느냐가 관건이다. 이렇게 되면 얘기는 한 번 더 꼬이는데 포수 박경완과 조지마의 선택도 주목거리다.

성공한 힘 위주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완급조절 변칙 투구로 바꾸느냐가 그것이다.

또 양 팀 공히 기동력과 작전 수행능력이 세계일류이기에 두 포수의 도루저지 능력과 순간대처 요령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종욱 흔들고… 잘쳐서 득점루트 개척…빠른 발야구 부활을

○이종욱 대 이치로

아시아적 야구의 가치를 입증한 한일 양국이지만 고민도 있다. 공격 첨병인 이종욱(사진)과 이치로의 출루율이 떨어져서 작전의 폭이 좁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이치로의 팀’에 가까운 일본은 득점루트가 막히는 정체 현상 경향이 강하다. ‘기세의 팀’인 한국 역시 이치로와 대결전적에 따라 팀 사기가 요동칠 수 있다.

이치로가 3안타를 몰아친 7일(2-14 콜드 패)과 이치로를 완벽 봉쇄한 9일(1-0 완봉승)의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도 일본전에서 못 보여준 ‘스피드 야구’를 위해선 이종욱의 측면 지원이 절실하다.

김인식 판짠다… 수읽기에서 하라를 이긴다 제갈량 불펜운용 기대

○김인식 대 하라

명승부로 기억되는 한일전에서 한국은 8회에 강했다. 일본조차 이를 의식하고 있다. 뒤집어 보면 불펜에서 승부가 갈리는 빈도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나 이번 대회 한국, 일본의 불펜진은 최강으로 꼽힌다. 이는 곧 김인식(사진)과 하라 양국 사령탑의 수읽기에 팀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귀결이 된다.

투구수 제한에 걸리고, 패할 경우도 고려해야 하는 WBC의 특성상 벤치의 역량은 중대 변수로 작용한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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