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안개에 싸인 프로배구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8분


각 팀 전력 평준화 - 천적관계도 한몫

전문가 예상 깨고 남녀 선두싸움 혼전

오리무중(五里霧中). 최근 프로배구는 이 말이 딱 어울린다. 지난해 V리그는 이맘때 1위부터 최하위까지의 순위가 거의 정해졌다. 올 시즌 V리그는 12일 현재 각 팀이 4경기씩 남겨둔 상황. 하지만 선두 싸움이 치열해 어느 팀이 마지막에 웃을지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 현대캐피탈-삼성화재 1경기차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남자부는 2강 2중 2약, 여자부는 2강 3약으로 전망됐다. 남자부는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 주전 선수들의 고령화로 현대캐피탈의 독주가 예상됐다. 여자부에서는 특급 용병 데라크루즈를 영입한 지난 시즌 챔피언 GS칼텍스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후반기 배구판은 혼전에 빠졌다.

남자부 선두를 달려온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들어 최하위 KEPCO45에 덜미를 잡히는 등 하향세가 뚜렷하다. 반면에 2위 삼성화재는 연승을 거듭하며 현대캐피탈을 1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점수 득실률까지 생각했다.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선두 탈환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여자부는 더욱 치열해 1위부터 3위까지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GS칼텍스는 줄곧 1위를 달렸지만 KT&G가 후반기 들어 7연승을 하며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GS칼텍스는 KT&G에 1.5경기 차, 흥국생명에는 2.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 신인선수들 활약 늘어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력 평준화를 꼽았다.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지난해보다 많은 신인 선수가 뛰고 있다. 이들이 활약하면서 각 팀 전력이 평준화된 것이 혼전의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1위 팀이 2, 3위 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열세인 점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현대캐피탈과 GS칼텍스는 삼성화재와 흥국생명에 각각 2승 4패를 기록 중이다.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은 “특이하게도 1위 팀이 특정 팀만 만나면 힘을 못 쓴다. 막판 순위 변화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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