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타선 잠재울 것” 약속지킨 봉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선발자청… 5와 3분의 1이닝 3안타로 봉쇄

김태균 결승타 날려 설욕… 조1위로 8강행


연패는 없었다. 한국 야구는 다시 올림픽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았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 2위 결정전에서 선발투수 봉중근(LG)의 호투와 4번 타자 김태균(한화)의 결승 적시타를 앞세워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불과 이틀 전 한국에 2-14, 콜드게임 패의 수모를 안긴 뒤 의기양양해했던 일본은 충격에 휩싸였다.

○봉중근 “꼭 출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이 8일 봉중근을 선발로 예고하자 일본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할 줄 알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준비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봉중근을 류현진(한화)보다 한 수 아래로 여긴 하라 감독은 이날 정말 아쉬워했다.한국과의 1차전에서 3안타를 뽑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이날 봉중근과 세 차례 만나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봉중근은 6회 톱타자로 나온 이치로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봉중근은 “7일 일본에 진 뒤 꼭 선발로 나가고 싶다고 감독님께 부탁했다. 몸 상태가 좋았고 누가 나오든 직구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균-임창용 ‘빈 자리는 없다’

한국이 대표팀을 꾸리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이승엽(요미우리)의 빈 자리. 하지만 김태균은 이런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7일 일본과의 1차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상대로 광고판을 맞히는 140m짜리 초대형 투런 홈런을 터뜨렸던 김태균은 이날도 4회 결승 타점을 뽑아내는 수훈을 세웠다. 김태균은 5회 무사 1루에서도 2루타를 뽑아내는 등 4경기에서 12타수 5안타(타율 0.417), 1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이 선취점을 올렸지만 일본은 3회부터 8회까지 매회 안타를 터뜨리며 추격을 시도했다. 살얼음 같은 긴장이 이어졌지만 한국에는 마무리 임창용(야쿠르트)이 있었다. 8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뱀 직구’를 앞세워 남은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인식 감독은 “4, 5, 7회 주루사가 나온 게 아쉽다”면서도 표정은 환했다. 한국은 이틀 만에 다시 일본 위에 섰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주루 플레이 가장 아쉬워

▽한국 김인식 감독=이틀 전 일본과의 1차전에서 2-14로 졌는데 오늘은 이겨 너무 기쁘다. 일본 전력이 강한 것은 맞지만 야구에서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경기가 보여 줬다. 중간에 나온 정현욱과 류현진, 그리고 마무리 임창용이 잘 던졌지만 무엇보다 선발 봉중근이 좋았다. 봉중근은 이틀 전부터 일본과의 경기에 나오겠다고 자원했다. 이제 미국으로 가서 경기를 하는 데 자신감을 되찾았다. 주루 플레이 등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것부터 고치는 게 가장 먼저 할 일인 것 같다.

한국투수들 공 너무 좋아

▽일본 하라 다쓰노리 감독=14득점 뒤 무득점…. 이게 야구다. 한국 투수들의 공이 워낙 좋아 좀처럼 칠 수가 없었다. 0-1로 진 것이니 우리 투수도 잘한 것이다. 대표팀이 더욱 단결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겠다. 첫 경기에서 이겼을 때 한국과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국과 일본은 이기기 위해 서로 최선을 다하지만 이제 아시아를 대표해 미국에 간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 야구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