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하라, 누구든 걸리면 벤다!
일본대표팀은 과거 ‘왕정치 재팬’, ‘호시노 재팬’처럼 감독 이름을 수식어로 달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라 재팬’ 대신 ‘사무라이 재팬’이라고 명명, 일본식 야구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 첫 구호로 하라는 “아시아 라운드에서 4번째 경기는 없다”고 호언했다. 다르빗슈(5일 중국전), 마쓰자카-스기우치-와타나베(7일 한국전)-이와쿠마(9일 최종 결승), 3경기의 투수운용 윤곽만 흘렸다. 하라는 “4번째 선발은 정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 몰리면 그 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가 하라는 “한국, 대만 어디가 올라와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따지자면 객관적 전력상 대만보다 우위인 한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실제 스포츠호치도 7일 한국전을 예상하면서 ‘숙적’이란 표현을 썼다.
○허허실실 김인식, 온화함 속 감춰진 ‘타짜’ 본능
한국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1일 도쿄 입성 인터뷰는 ‘평범’했다. “1회 대회는 후쿠오카에 캠프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하와이였다. 그래서 기후 적응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격은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왔지만 투수는 100%가 아니다. 세이부, 요미우리와 평가전을 하면서 컨디션을 최고조로 조절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진만의 공백-임창용의 부상-추신수의 기용 제약에 대해서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시각을 비쳤다.
심지어 “일본, 대만뿐 아니라 중국까지 어느 한팀 쉽지 않다”고도 낮췄다.
그러나 솜 속에 바늘이 숨어 있었다. “쉽지 않지만 쉽게 지지도 않을 것”이란 말과 함께 “대만, 일본전은 처음엔 최선을 다하겠지만 스코어, 이닝, 투구수 상황을 봐서 그때그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잡을 경기와 아닌 경기를 확실히 나누겠다는 의중이다. 아울러 일본은 결국 8강 라운드 마지막 승부에서 깨도 늦지 않다는 승부사의 감각이 묻어났다.
도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