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으로 상한 몸, 마라톤으로 활력 쑥~”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서울 은평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유경주 계장

“경찰에는 여성이라고 예외가 없어요. 똑같이 근무하고 야근도 해야죠. 체력을 유지하는 데는 마라톤만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서울 은평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인 유경주 씨(50)는 마라톤으로 활력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밤샘 근무가 많은 그에게 체력은 필요가 아닌 필수. 근력은 물론 지구력을 키워주는 마라톤은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남편과 함께 테니스를 하던 그는 남편이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2년 전 자연스레 부부 마라토너가 됐다. 처음엔 “너무 힘들다”며 버텼지만 결국 남편의 권유에 두 손을 들었다.

숨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극복한 뒤 느끼는 희열은 달콤했다.

“너무 아프고 힘든 게 마라톤이지요. 출산할 때의 고통까지 생각날 정도예요. 하지만 목표를 성취했을 때 기쁨은 비교할 게 없을 정도로 짜릿합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4시간16분대로 자신의 풀코스 최고기록을 세웠다. 풀코스 완주만 7번. 뛰면 뛸수록 빠져드는 재미에 5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마라톤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다.

그는 주말이면 집 근처인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동호회 회원들과 10km 이상을 달리고, 밤샘 근무를 하고 쉬는 날에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제 나이 때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주하려고 하는데 저는 마라톤으로 삶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싶어요. 게다가 경찰이 지친 모습을 보이면 안 되잖아요.”

3월 동아마라톤 겸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는 그의 각오는 소박했다.

“남편과 함께 4시간 안에만 들어오면 좋겠어요. 더 욕심 부리면 즐겁게 뛸 수 없을 것 같거든요.”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마라톤 두배로 즐기기

초보자 동네주변부터 가볍게… 1주일간격 훈련량 늘려요

마라톤의 계절이 돌아왔다.

마라톤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몸을 땀으로 적시는 스포츠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마라톤만큼 비용 대비 효과 만점의 운동도 없다.

국내 마라톤 인구는 약 300만 명에 이른다. 공원과 한강변,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뛰는 한국인’을 위해 열리는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는 전국적으로 해마다 40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마라톤을 위한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갑자기 장거리 레이스에 나서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처음 마라톤을 접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원칙은 간단하다. 너무 겁먹지도, 너무 얕잡아보지도 말라는 것이다.

마라톤 경력 8년의 ‘달리는 의사’ 안재기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43)는 “조금 빨리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라톤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마라톤을 할 때 원칙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가볍게 동네 주변을 뛰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얘기다.

평소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사전에 검사를 받아 본인에게 적당한 운동량을 알아야 한다.

충분한 근력을 키우기 전에 빠른 속도로 뛰는 것은 금물이다. 마라톤 선수는 마른 체형이 많다. 일반인의 경우 적당한 근력이 확보돼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근력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키우는 게 좋다. 다리 근육과 함께 허리 근육 강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마라톤은 반드시 목표량을 세워서 뛰어야 한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는 운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다.

마라톤 초보자라면 일주일 간격으로 훈련량을 조금씩 늘리는 게 좋다.

마라톤대회 출전은 그 자체로 큰 즐거움이며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라톤 풀코스(42.195km)에 도전하는 건 무리다. 각 지역에서 열리는 5km, 10km, 20km 코스 대회부터 착실히 독파한 뒤 풀코스에 도전하라고 육상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출발의 설렘과 골인의 희열을 고스란히 홀로 느낄 수 있는 마라톤. 올봄엔 살짝 첫걸음을 떼보는 건 어떨까.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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