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밍서 마주친 K리그 3개팀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전남-인천-강원 “따뜻하고 고지대… 전훈 최적”

4계절 내내 온화한 날씨 덕분에 겨울에도 꽃이 피는 도시 쿤밍.

중국 윈난 성 중부에 있는 쿤밍이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아 시끌벅적하다.

그 손님은 바로 프로축구 K리그 3개 구단(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 FC)과 아마추어 내셔널리그의 수원시청.

K리그 15개 구단 중 3개 구단이 전지훈련 도중 한곳에서 만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그만큼 쿤밍이라는 지역이 구단들을 유혹할 만한 확실한 ‘무기’가 있다는 것.

쿤밍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환경적인 요인.

먼저 해발 1892m의 고지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9일 오전 일명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왕복달리기)을 하던 강원 FC 선수들은 평소보다 빨리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최순호(47) 감독은 “선수들이 평소엔 잘 못 느끼겠지만 뛰어 보면 그 차이를 알 것”이라며 “여기서 5주가량의 적응기간만 거치면 짧은 기간 안에 심폐기능을 끌어올려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쿤밍은 마라톤 선수들의 훈련장소로도 유명하다.

오후 평균 영상 20도 안팎을 유지하는 온화한 기후 역시 구단들을 사로잡는 매력이다.

강원 FC 이을용(34)은 “기후만큼은 훈련하기에 최적”이라며 “따뜻한 봄 날씨에 한라산 정상에서 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경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경제 한파 속에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간 K리그 각 구단에 가까우면서 저렴한 중국은 ‘호감 전지훈련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쿤밍은 경기장 등 제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총 30개가 넘는 축구 전용 잔디구장에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숙소와 식당 등은 선수들이 훈련에만 몰두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때문에 중국 프로축구 구단, 대표팀 등도 쿤밍을 자주 찾는다.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장수(53) 베이징 궈안 감독은 “중국 1부와 2부 리그 팀들이 나눠서 와야 경기장이 있을 정도로 쿤밍은 인기 전훈지”라며 “오는 팀이 많다 보니 연습 경기를 하기 편한 것도 또 다른 장점”이라고 전했다.

쿤밍=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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