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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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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유성CC에서 열린 제31회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때의 일이다.
당시 고교 1년생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차지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무대로 정일미, 한희원, 장정, 이미나, 신지애 등을 배출한 스타의 산실이다.
어린 나이에 메이저 아마 챔피언에 오르며 주목받은 10대 소녀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뛰어든다.
꿈 많은 18세 양수진(보영여고·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2년 동안 국가대표 에이스로 국내외에서 활약한 양수진은 올 시즌 KLPGA투어 시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대형 신인이다. 지난해 아마추어 2승에 프로 대회에서도 두 차례 톱10에 들어 언니들을 놀라게 했다.
“평생 한 번뿐이라는 신인왕은 꼭 차지하고 싶어요. 늘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양수진은 167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70야드 이상의 장타가 주무기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강화위원장은 “양수진은 이미 검증된 선수다. 큰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한 만큼 프로 대회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수원 집에서 동두천에 있는 학교까지 등교하려면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야 하는 고단한 생활을 몇 년째 하고 있지만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을 만큼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인기 댄스그룹 원더걸스의 소희를 닮은 깜찍한 얼굴에 20개가 넘는 귀걸이를 번갈아 달며 멋 내기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신세대이기도 하다.
지난주 태국 깐짜나부리로 동계훈련을 떠난 양수진은 다음 달 25일까지 체력과 쇼트게임, 코스 매니지먼트를 다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주방가구 전문 업체 넵스와 역대 신인 최고 수준으로 스폰서 계약까지 마쳤다.
“아마와 프로는 경기 운영 방식과 집중력이 달라요. 갈 길이 먼 만큼 더 부지런해져야 할 것 같아요.”
KLPGA는 해마다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 ‘마르지 않는 샘’이란 말까지 듣는다. 최근에는 대표팀 출신 신지애, 최혜용, 유소연 등이 강자로 군림했고 이제 양수진이 힘차게 새해를 맞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양수진은
△생년월일=1991년 8월 9일 △신체조건=키 167cm, 몸무게 61kg △혈액형=AB형 △출신교=보영여중-보영여고 2학년 재학 중 △골프 시작=포곡초등학교 5학년 △베스트 스코어=62타△주요 우승=2007년 국내 2승과 해외 2승, 2008년 국내 2승 △좋아하는 선수=안니카 소렌스탐(아이언 샷이 정확해서) △좋아하는 음식=쇠고기 △취미=독서, 발라드 음악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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