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3년 재계약 김경문감독 “화끈한 야구 어디 가나요”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감독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림픽 금메달은 아무나 목에 걸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허전하다.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게 아쉽기만 하다. 우승과 준우승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두산 김경문(51·사진)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고 했다.

“어디를 가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더라. 평생 할 사인을 다 한 것 같다. 금메달 덕분에 재계약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웃음)”

김 감독은 올림픽 얘기가 나오자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팀 얘기를 꺼내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많은 선수가 팀을 떠났다. 홍성흔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안경현은 SK로 이적했다.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던 이혜천은 일본으로 갔고 간판타자 김동주는 아직도 방황하고 있다.

“감독이라면 있는 선수 다 잡고 싶고 좋은 선수 다 데려오고 싶다. 하지만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인가. 선수 영입 문제는 프런트의 몫이다. 감독의 일은 주어진 전력으로 최상의 팀을 만드는 것이다.”

두산은 김 감독이 2003년 10월 부임한 이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난 5년간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2006년(5위) 한 번뿐이다.

김 감독의 책상 위에 놓인 성철 스님의 ‘화두 참선법’과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눈에 띄었다.

“감독이 되면 욕심이 생긴다. 선수를 믿어야 하는데 욕심을 부리면 결과가 좋지 않다. 욕심을 버리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고 마음을 비우면 무서워진다. 이런 책을 보면서 마음을 비우려 노력한다.”

2009년은 김 감독의 3년 재계약 첫해다. 그가 구상하는 올해 두산은 어떤 팀일까.

“달라지는 건 없다. 두산은 올 시즌에도 치고 뛰는 야구를 보여줄 것이다. 두산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데 마음을 모아 뭉치면 못할 게 없다. 화끈한 야구로 구장을 찾는 팬들의 스트레스를 풀어드리겠다.”

김 감독은 11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동아일보 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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