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사바시아 ‘장기계약 저주’ 풀까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8시 28분


‘장기계약의 저주’

뉴욕 양키스와 FA 최대어 CC 사바시아(사진)의 7년 계약이 성사단계에 이르자 ESPN은 12일(한국시간) 관련 뉴스로 투수 장기계약의 실패 사례를 나열했다. 실패를 곧 저주로 해석했다. 이 사례는 양키스가 사바시아와 계약한 7년 동안 과연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사바시아는 7년 1억6100만달러로 투수 부문 최고 계약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뉴욕 메츠 요한 산타나의 6년 1억3750만달러가 역대 최고였다. 2006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좌완 배리 지토에게 7년 1억2600만달러의 거액을 안겼다. 2000년 9월 콜로라도 로키스는 좌완 마이크 햄튼과 당시 최고인 8년 1억2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이에 앞서 LA 다저스는 1998년 12월 우완 케빈 브라운과 7년 1억500만달러에 계약, 최초로 연봉 총액 1억달러 벽을 허물었다.

산타나(29)와 지토(30)는 진행중이지만 햄튼과 브라운은 대표적인 FA ‘먹튀’로 추락했다. 햄튼은 19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2승, 2000년 뉴욕 메츠에서 15승10패를 거둔 뒤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햄튼은 콜로라도 두 시즌 동안 21승을 거두고 방어율은 5점대를 훨씬 넘었다. 햄튼은 애틀랜타에서도 부상으로 2006, 2007시즌을 뛰지 못했다.

최초로 1억달러 벽을 허문 브라운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부상이 없었던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아울러 플로리다 말린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킨 ‘스토퍼’였음을 역설했다. 하지만 브라운의 포스트시즌 피칭은 트레이드된 뉴욕 양키스에서 2004년 던진 게 7년 계약 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브라운은 은퇴라는 말도 없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지토는 지난 시즌 계약과 동시에 방어율이 4점대로 치솟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올해까지 2년간 196.2이닝과 180이닝을 던졌고, 방어율은 4.52와 5.15를 각각 마크했다. 아직 5년이라는 만회할 시간이 있으나 구위를 봐서는 어림도 없다.

산타나는 평가가 이르다. 올해 메츠로 이적한 첫 해 16승7패, 방어율 2.53 의 빼어난 기록을 작성했다. 마무리 빌리 와그너가 건재하고 불펜이 난조를 보이지 않았다면 19승은 무난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산타나 홀로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수 없다는 점이다.

사바시아는 자칫 ‘투수판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될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사이영상도 수상했으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매우 약했다. 포스트시즌 성적이 2승3패, 방어율 7.92다. 투수 장기계약의 저주를 사바시아가 털어낼 수 있을지 흥미롭다.

LA|문상열

[통신원수첩]NFL, 인기만큼 사건많은 까닭은

[통신원수첩]‘착한 지성’ 이정도는 돼야

[통신원수첩]‘MLB 신화’ 매덕스를 떠나보내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