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젖은 빵 8년 대륙의 별로 떴다

  • 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추신수, 한국인 타자 최초 AL ‘이달의 선수’

《그를 위한 가을이었다.

클리블랜드 추신수(26)가 메이저리그 전국구 스타로 우뚝 섰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일 발표한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이다.

투수로는 LA 다저스 박찬호가 이달의 선수(1998년 7월)와 이 주의 선수(2000년 9월 18∼24일)에 이름을 올렸다.

최희섭(KIA)은 2003년 4월 시카고 컵스 시절 이달의 신인에 뽑혔다.

추신수는 부상으로 52인치 LCD TV와 트로피를 받는다.》



추신수의 9월은 뜨거웠다. 타율 0.400(85타수 34안타)에 5홈런 24타점 21득점. 장타력은 0.659에 이르렀다. 12차례나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고 지난달 18일 미네소타전부터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 9경기 연속안타를 날렸다. 20일 디트로이트전에서는 4타수 3안타에 2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추신수는 팀 동료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와 텍사스의 행크 블레일록, 디트로이트의 미겔 카브레라, LA 에인절스의 마크 테이셰이라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는 “주자가 나가 있을 때가 타격하기에 더 편하다”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클리블랜드 에릭 웨지 감독은 “추신수는 팀에 큰 영향을 미친 완벽한 선수”라며 “내년에도 올해 같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칭찬했다.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는 타율 0.352에 11홈런 32타점을 기록한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가 뽑혔다.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의 별이 되기까지는 8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0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시애틀 시절인 2006년까지는 같은 외야수인 스즈키 이치로의 그늘에 가렸고, 올해는 왼 팔꿈치 수술로 시즌 중반에야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94경기에서 타율 0.309(317타수 98안타)에 66타점을 기록했다. 98안타 가운데 45.9%(2루타 28개, 3루타 3개, 홈런 14개)가 장타였다.

이달의 선수가 되며 올 시즌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추신수. 스물여섯 살 된 ‘추추 트레인’의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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