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162km 재채기’에 허리 골병

  • 입력 2008년 9월 9일 08시 59분


메이저리그서 벌어진 희한한 부상 (Freak Injury)들

LA 에인절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지난 4일(한국시간) 선발 제러드 위버의 선발 로테이션을 한차례 건너뛴다고 발표했다. 위버의 오른 손가락 부상 때문이었다. 그런데 부상을 입은 경위가 매우 흥미롭다. 지난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원정 경기 때 덕아웃의 벤치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과정에서 의자를 고정하는 U자 못에 손가락을 벤 것이다.

심하게 베지는 않았지만 매직넘버에 들어간 소시아 감독으로서는 급할 필요가 없는 터라 로테이션을 건너뛰게 했다. 우완 위버는 10승11패 방어율 4.42를 기록 중이다. 야구선수는 이런 ‘이상한 부상(Freak Injury )’으로 가끔 스포츠면을 장식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졌던 기상천외의 이상한 부상을 모아봤다.

○재채기 DL

새미 소사는 재채기를 워낙 심하게 해 부상자명단(Disabled List)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2004년 시카고 컵스 시절 심한 재채기로 허리에 부상을 입은 것. 의사들은 재채기의 순간적인 속도가 시속 162km의 빠르기로 심하게 할 경우에는 몸에 이상이 온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종종 재채기를 하다가 부상자명단에 올라 이를 ‘DL-Sneezing’이라고 부를 정도다.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 후안 곤살레스도 스프링캠프에서 심한 재채기로 DL에 오른 적이 있다. 1985년 샌디에이고 리치 고시지, 95년 몬트리올 마크 발데스, 97년 휴스턴 러스 스프링거가 ‘재채기 DL’을 경험한 전력이 있다.

특히 소사는 98년 올스타게임 홈런더비에 출장하려다 전날 잠을 자면서 목을 삐끗한 게 어깨 통증으로 이어져 불참한 적도 있다. J D 드류도 베개를 잘못 베는 바람에 한동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공중전화부가 원수

이상한 부상의 압권은 너클볼러 스티브 스팍스다. 스팍스는 94년 밀워키 브루어스 스프링캠프에서 이곳을 방문한 2명의 배우(무명)들의 공중전화부 찢는 것을 흉내내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데뷔가 늦어져 95년에 빅리그에 진입했다. 그런데 스팍스는 선수 시절 통산 7차례 어깨탈구가 됐던 적이 있는 것으로 봐 어깨 부위가 약했던 투수라는 게 만천하에 알려졌다.

○집에서도 조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기를 싫어하는 선수로 좌완 데이비드 웰스가 꼽힌다. 웰스는 집에 놓여 있는 철봉대를 발길로 차다가 엎어져 왼손에 찰과상을 입고, 오른손 근육이 늘어져 15일자 DL에 오른 적이 있다. 술을 좋아하는데다 게으르고 워낙 발뺌을 잘했던 탓에 집에서 어처구니 없는 부상을 입은 뒤 웰스는 “거짓말 할 이유가 없다”며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조지 브렛은 1983년 집에서 TV를 켜놓고 세탁기를 돌리던 중 친구 빌 버크너(월드시리즈에서 알까기 실책으로 유명한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는 방송을 듣고 이를 보려다가 발을 찧는 부상을 입었다. 브렛은 당시 8년 동안 19차례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움직이는 병동’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봅 스탠리는 1988년 쓰레기와 함께 선수 생활이 끝날 뻔 했다. 쓰레기를 버리려다 계단에서 엎어지면서 병조각이 오른손 신경과 근육을 건드린 것. 다행히 성공적인 수술로 마운드에 복귀했다.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포수 마이크 매튜니는 사냥용 칼로 생일선물 보따리를 뜯다가 손가락을 다쳐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다. 현 필라델피아 필리스 투수 애덤 이튼은 샌디에이고 시절 DVD 박스를 해체하다가 칼로 배를 다쳐 선발등판을 거른 적이 있다. 투수는 항상 칼을 조심해야 하는 법.

○게임기도 부상요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조엘 주마야는 100마일(160km)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 게임기 ‘기타 히어로’에 푹 빠졌다가 손목을 다쳐 DL에 올라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했다.

○그밖의 믿거나 말거나 부상

플로리다 말린스 2루수 브렛 바베리는 칠리 소스가 묻은 손으로 눈을 문질러 경기에 결장했다. 3000안타의 주인공 웨이드 보그스는 보스턴에 있을 때 카우보이 부츠를 벗다가 허리를 다쳐 출장하지 못했다.

한 때 LA 다저스에서 활동했던 카를로스 페레스는 몬트리올 엑스포스 때 경기장으로 차를 몰고 가던중 팀 버스를 보고 이를 추월하려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그렉 해리스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덕아웃에서 해바라기씨로 장난을 치다가 손목을 다쳤다. 구원투수 리키 본스는 2000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클럽하우스의 TV 채널을 돌리다가 부상을 입어 DL에 올랐다.

리키 헨더슨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동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적이 있다. 토론토가 춥기는 하지만 8월에 동상에 걸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80년대 오랫동안 애틀랜타 벤치선수로 활동한 테리 하퍼는 동료가 홈런을 치고 들어온 뒤 덕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다가 어깨가 탈구됐다.

현재 콜로라도 로키스 1루코치로 활약하는 글렌올렌 힐은 클럽하우스에서 경기 전 잠을 자던중 꿈을 꾸다가 느닷없이 책상위의 컵을 내려쳐 손을 베어 DL에 올랐다. 힐의 말에 따르면 거미가 갑자기 공격했다나.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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