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삼총사’ 北 밀집수비 허문다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허정무號, 내일 상하이서 북한과 격돌… 이청용-기성용-신영록에 ‘골 폭죽’ 특명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역대 최강’이라는 말을 들었다. 상당수가 K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였다.

비록 이들은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가 나아갈 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확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조직적이며 빠른 공격 스타일을 펼쳐 보였기 때문이다.

그 다음 달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엔트리에 ‘캐나다 월드컵 출신’이 무려 9명이나 이름을 올렸던 사실은 이런 평가를 반영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도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지만 이들 중 몇몇은 불과 1년 만에 성인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이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겨냥하고 있다.

1987∼1989년에 태어난 이들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공격성향’. ‘허정무호’에 발탁된 이청용(20), 기성용(19·이상 FC서울), 신영록(21·수원 삼성)의 특징이 바로 그 점이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빠르게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5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이청용은 측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전반 5분 짜릿한 결승 선제골을 맛봤고 기성용은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신영록은 후반 조재진(전북 현대)을 대신해 최전방 중앙 공격수로 나섰지만 10일 상하이에서의 북한과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에선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이전 선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개인기를 갖고 있는 이들은 경기 중 상대 수비를 뚫거나 제치려는 시도를 많이 하는데 상대 수비의 균형을 깨뜨려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북한전을 앞두고 ‘공격 앞으로’를 부르짖고 있는 허정무 감독에게 이들 3명은 대표팀의 공격 본능을 폭발시킬 ‘화약고’다. 8일 훈련 중에 허 감독이 이들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다.

연습경기 전반전을 마치고 신영록과 이청용이 오른쪽 허벅지 부근에 살짝 근육이 뭉쳤음을 통보받은 허 감독이 이 둘을 경기에서 제외시킨 것.

수비가 특히 강한 북한과의 경기에서 이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북한 대표팀은 이날 상하이에 도착했다. 북한 팀은 원래 퉁지대 운동장에서 한국 팀 훈련이 끝난 뒤 훈련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훈련 장소를 훙커우 스타디움으로 옮겼고 비공개로 훈련했다.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는 경기장 밖에 기다리다 몰려든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이기러 왔다. 반드시 골을 넣어 이기겠다”고 말했다.

상하이=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브라질 남미 예선 2위 올라▼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 칠레를 완파하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남미 예선 2위에 올라섰다.

브라질은 8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펼쳐진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루이스 파비아누(2골)와 호비뉴(1골)의 활약에 힘입어 칠레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3승 3무 1패(승점 12)를 기록한 브라질은 6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1위 파라과이는 4승 2무 1패(승점 14).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승점은 같았지만 골득실(브라질 +7, 아르헨티나 +6)에서 뒤지며 3위를 기록했다.

남미 예선은 10개 팀이 풀리그로 팀당 18경기를 치른 뒤 4위까지 월드컵에 직행하고 5위는 북중미카리브해 지역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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