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으로 얼룩진 경기장…땅에 떨어진 태권도의 위상

  • 입력 2008년 8월 23일 23시 27분


태권도 경기장이 폭력으로 얼룩졌다.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는 23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80㎏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돌려차기로 주심을 가격했다.

아만 칠마노프(카자흐스탄)에 2-3으로 뒤져 있던 마토스는 2라운드 경기 도중 발을 다쳐 응급 치료를 받게 됐다.

경기 도중 선수가 다치면 1분의 치료 시간을 주는 규칙에 따라 마토스는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마토스는 다시 치료 시간을 요구하면 1분을 더 준다는 규칙을 무시했다.

이후 마토스는 1분을 다 쓴 뒤 아무 요청이 없었고, 이에 주심 샤키르 첼바트(스웨덴)는 마토스의 기권패를 선언했다.

마토스는 이에 격분해 코치와 함께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결과가 바뀌지 않자 주심에게 폭력을 가했다.

이날 폭력은 경기장 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발생햇다.

태권도 남자 결승전에서 차동민이 우승하자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품은 한 그리스 관중이 심판진에 욕설을 펏붓기 시작했다.

이에 베이징조직위원회는 관중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요원들을 투입시켰지만, 이 그리스팬들은 요원들의 멱살을 잡으며 끝까지 난동을 부렸다.

결국 몇 명의 요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더 투입되서야 상황이 종료될 수 있었다.

예의 범절과 절제의 미학을 실천해야 하는 태권도가 열린 경기장이 선수와 관중의 폭력으로 뒤숭숭했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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