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번개처럼 새역사 또 썼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23일 03시 02분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외계인’이었다.

볼트가 24년 만에 올림픽 단거리 3관왕에 올랐다. 육상 사상 처음으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볼트는 22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세 번째 주자로 출전했다. 자메이카는 37초10으로 이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다.

100m, 2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볼트는 이날 우승으로 제시 오언스(1936년 베를린), 바비 모로(1956년 멜버른),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네 번째로 올림픽 단거리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앞의 3명의 국적은 모두 미국이었다.

자메이카는 예선 2조에서 38초31로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며 1위로 들어왔지만 예선 1조 1위 트리니다드토바고보다 0.05초 뒤졌다. 볼트가 빠졌기 때문.

볼트를 끼워 넣은 자메이카는 예선 기록을 1초21이나 앞당겼다. 자메이카는 볼트 차례에서 다른 선수들을 따돌린 뒤 마지막 주자 아사파 파월마저 독주를 이어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미국이 세웠던 37초40을 0.3초 앞당겼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포함된 남자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21번 열린 올림픽에서 15번이나 금메달을 휩쓸었던 미국은 예선에서 바통을 놓쳐 탈락하는 바람에 아예 출전조차 못했다.

자메이카는 이날까지 금 6, 은 2, 동메달 3개를 모두 육상에서 땄다. 여자 4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이 확실했지만 마지막 주자가 바통을 받지 못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참가해 지난 대회까지 60년 동안 7개의 금메달을 따는 데 그쳤던 자메이카는 이번 대회 육상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얻어 스프린트 최강국의 입지를 굳혔다.

한편 일본은 38초15로 트리니다드토바고(38초06)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처음 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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