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결승 투런포 ‘쾅’… 한국, 日 누르고 결승 진출

  • 입력 2008년 8월 22일 11시 14분


이승엽(오른쪽)이 일본과의 준결승 8회말 결승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은 1루 베이스 코치로 나선 박진만. 연합뉴스
이승엽(오른쪽)이 일본과의 준결승 8회말 결승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은 1루 베이스 코치로 나선 박진만. 연합뉴스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이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이 한데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전 전승 퍼펙트 골드’가 보인다.

한국올림픽야구대표팀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꺾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 진출하는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2일 중국 베이징 우커쑹 제1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8회말 이승엽(요미우리)의 결승 투런포 등으로 4득점, 6-2의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만들어냈다.

예선을 7전 전승으로 통과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또다시 누르고 파죽의 8연승 행진을 벌이며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한국의 첫 결승 진출.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넘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예약했다. 한국은 또 아시아 국가 최초의 올림픽 야구 금메달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23일 오후 7시 또다른 준결승인 쿠바-미국전의 승자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9전 전승 무결점 금메달에 딱 한 걸음을 남겨놓은 셈.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드라마틱한 명승부였다.

한국은 경기 초반 호시노 센이치 일본 감독 특유의 짜내기 야구에 밀려 리드를 내줬다. 일본은 1회초 선두 니시오카 쓰요시(지바 롯데)가 2루수쪽 내야안타와 이승엽의 주루방해로 2루까지 출루한 뒤 아라키 마사히로(주니치)의 보내기 번트,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아라이 다카히로(한신)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뽑았다.

아라이의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향해 충분히 병살타로 연결시킬 수 있었으나 투수와 내야진의 호흡이 좋지 않아 타자 주자가 1루에서 세이프,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3회초 1사후 니시오카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아라키에게 또다시 보내기 번트를 시켜 주자를 득점권에 갖다 놓았다. 김광현(SK)의 폭투로 2사 3루가 됐고 아오키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스코어 0-2.

한국의 추격은 4회말부터였다. 이용규(KIA)의 안타와 상대 좌익수의 실책, 김현수(두산)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이승엽의 병살타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1점을 만회했다.

6회말 1사 1루 찬스를 놓친 한국은 7회말 일본의 네 번째 투수 후지카와 규지(한신)를 상대로 1사후 이대호(롯데)의 볼넷과 고영민(두산)의 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강민호(롯데)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를 날리는가 했으나 대타 이진영(SK)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스코어 2-2.

그리고 운명의 8회말. 선두 이용규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타석엔 이승엽이 들어섰다. 예선 6경기를 포함해 전타석까지 2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상대 다섯 번째 투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의 5구째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포효했다.

한국은 기가 꺾인 일본을 상대로 강민호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더해 6-2를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고 9회초 일본의 마지막 공격을 윤석민(KIA)이 퍼펙트 처리, 짜릿한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6일 일본과의 예선에 이어 준결승에 또다시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8이닝 6안타 2실점(1자책) 2볼넷 5탈삼진의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며 ‘일본 킬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예선(5⅓이닝 3안타 1실점 7탈삼진)과 준결승, 두 번의 일본전 역전승에는 겁 없는 스무살 투수의 눈부신 역투가 있었다.

고영준 동아닷컴 기자 hotbase@donga.com

우커쑹 제1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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