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한국육상’ 너무해

  • 입력 2008년 8월 18일 02시 55분


남자 100m 29년째 10초34… 中-日쾌속 전진과 대조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16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9초69)으로 우승하는 순간 한국 육상 단거리 선수들은 국내에서 TV로 지켜보며 감탄사만 쏟아내야 했다. 올림픽 출전 A기준기록(10초21)과 B기준기록(10초28)에 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쓰카하라 나오키가 준결승까지 진출해 10초16으로 조 7위를 기록해 아깝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등 세계의 벽에 도전하고 있건만 한국 육상 단거리는 계속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1968년 미국의 짐 하인스가 9초95로 10초 벽을 허문 세계 육상 단거리는 40년 동안 0.26초의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1999년 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9로 9초80 벽을 깬 뒤 이번에 볼트가 9초70 벽을 깨는 데는 단 9년이 걸릴 정도로 최근 숨 가쁜 기록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선수들 체형의 발달과 스포츠 과학에 바탕한 체계적인 훈련으로 조만간 9초60 벽도 무너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1979 멕시코 유니버시아드 때 서말구 현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세운 10초34가 ‘난공불락’처럼 한국기록으로 남아 있다. 한국 선수들도 체형의 변화로 서구 선수와 비슷한 체격이 됐고 스포츠 과학에 입각한 훈련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기록 발전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의 ‘황색 탄환’ 류샹이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110m 허들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최강을 유지하고 있고, 일본 선수들이 계속 100m에서 8강이 겨루는 결승을 노크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 다른 형국이다.

한국은 1985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장재근이 10초35를 기록해 한국기록에 가장 근접한 뒤 계속 뒷걸음쳤다. 퇴보하는 한국 육상 단거리. 과연 봄은 언제나 올 것인가.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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