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20년전 ‘서울의 영웅’… 딸은 ‘베이징의 별’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15일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체조 여자 개인종합 결선 마루운동에서 미국의 내스티아 류킨이 멋진 동작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15일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체조 여자 개인종합 결선 마루운동에서 미국의 내스티아 류킨이 멋진 동작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아버지에 이어 딸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체조 대표팀 내스티아 류킨(19)이 15일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개인 종합 결선에서 마루운동 뜀틀 이단평행봉 평균대 4종목 합계 63.325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내스티아의 본명은 아나스타샤 내스티아 발레리예브나 류킨으로 옛 소련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발레리 류킨. 내스티아는 20년 만에 대를 이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흔치 않은 일을 해냈다.

카자흐스탄 태생 아버지 발레리 류킨은 서울 올림픽에서 옛 소련 소속으로 단체전과 철봉에서 금메달을 따고 개인종합과 평행봉에서는 은메달을 딴 스타다. 체조 사상 최초로 뒤로 세 바퀴 도는 공중제비 동작을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엄마인 안나 류킨도 1987년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발레리와 안나 류킨은 1989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내스티아가 태어나자 2년 뒤 미국 텍사스로 이주해 체조학교를 세우고 후진 양성에 힘써 왔다. 부모의 끼를 타고난 내스티아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체조의 길을 택했고 12세 때 미국 주니어대표팀에 발탁됐다.

내스티아는 2005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이단평행봉과 평균대에서 2관왕에 오르며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고 작년 세계선수권서 미국을 단체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미국 언론이 분석한 내스티아의 최대 강점은 우아함이다. 보통 미국 여자 선수들이 근육질 몸매와 탄력을 앞세워 힘 있는 연기를 펼친다면 내스티아는 어머니의 지도로 러시아 특유의 섬세함을 앞세워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내스티아는 이미 비자카드, 통신회사 AT&T, 론진, 아디다스 등의 후원을 받고 있는 유망주다. 또 올해 팀 동료 션 존슨, 얼리셔 새크라먼과 함께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0대 여성 화장품 업체인 ‘커버걸’의 홍보 모델로 뽑히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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