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황색 어뢰’ 돌풍… 백인들 ‘쇼크’

日 기타지마, 평영 200m도 金… 2관왕 2연패

中, 여자접영 200m 금-은… 외신 “이럴 수가”

박태환 쾌거 맞물려 아시아 수영에 ‘경외심’

수영에 ‘황색 돌풍’이 일고 있다.

수영에 관한 한 변방일 뿐이었던 아시아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일 낭보를 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자유형, 중국은 접영, 일본은 평영에서 강세를 보여 아시아 3국이 황금분할을 이뤘다.

일본 수영의 간판스타 기타지마 고스케(26)는 14일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평영 200m에서 올림픽기록으로 우승했다. 개최국 중국은 접영 여자 200m에서 이번 대회 첫 수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기타지마는 평영 200m 결선 경기에서 2분07초64에 물살을 갈라 호주의 브렌턴 리카드(2분08초88)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평영 1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세계기록에 0.13초 모자라는 올림픽기록으로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이 된 것.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2관왕에 올랐던 기타지마는 이번 대회에서도 2연패에 성공해 명실상부한 평영 세계 최고 선수임을 증명했다. 올림픽에서 평영의 이 두 종목 대회 2연패는 기타지마가 처음이다.

기타지마는 “먼저 열렸던 100m에서 우승한 게 오늘 레이스에 큰 도움이 됐다. 100m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오늘 불안했겠지만 우승한 덕분에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활도 돋보인다.

중국은 13일 팡자잉(23)이 여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날 류쯔거(19)와 자오류양(18)이 접영 여자 200m 결선에서 각각 2분4초18, 2분4초72를 기록하며 1, 2위로 터치패드를 두드렸다.

류쯔거의 우승 기록은 세계기록. 둘은 3위를 차지한 호주의 제시카 시퍼(2분6초26)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AFP통신은 “굉장한 레이스였다. 중국으로선 오래 기억할 만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류쯔거는 “경기 전 어떠한 심리적 압박감도 없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수영에서 금메달 4개를 포함해 9개의 메달을 땄다. 하지만 대회 직후 도핑 의혹에 시달렸고 이후 19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금메달을 한 개씩 딴 게 전부였다.

이번 대회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은 불세출의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그늘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아시아 수영계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사건임이 틀림없다.

메달 물꼬는 한국의 박태환(19·단국대)이 텄다. 박태환은 10일 자유형 400m, 12일 200m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따냈다. 자유형에서 특히 단거리는 동양인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인식됐기에 박태환의 활약은 아시아 전체에 고무적인 일이었다.

아시아의 선전은 이번 대회로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4년 뒤 런던 대회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한국의 경우 박태환은 나이가 19세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접영에서 금, 은메달을 딴 중국 선수도 10대 소녀들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