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금메달 꼭 따겠다”
1일 베이징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 본진은 단출했다. 체조, 요트, 조정 대표와 역도 일부 선수만 왔기 때문이다. 선수 대부분이 5일 중국에 입국하지만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김정행 선수단장 등 선수단 임원이 포함돼 ‘본진’이 됐다.
이날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체조의 양태영(포스코건설·사진). 개회식 기수인 유도 장성호(수원시청) 대신 1일 명예기수로 나섰다.
연달아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가끔 웃기도 했지만 양태영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이번 올림픽이 4년 전 아테네에서 오심 때문에 놓친 금메달을 되찾을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선수단을 대표해 인터뷰를 한 양태영은 “4년 전 좋지 않은 기억은 다 잊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금메달을 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아테네 대회 남자 개인종합에서 오심 덕분에 양태영에게 돌아갈 금메달을 챙긴 폴 햄(미국)은 최근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양태영으로서는 맞대결을 통해 통쾌한 설욕전을 펼칠 기회가 사라진 셈. 그는 “햄이 빠진 미국은 타격을 좀 받겠지만 나는 햄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다른 라이벌도 많다”며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동메달을 노리고 있다. 선수들 기량이 모두 세계 톱10 이내에 들기 때문에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며 체조 대표팀의 맏형다운 여유를 보였다.
이날 베이징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0도. 우려했던 만큼 살인적인 더위는 아니었다. 양태영은 “베이징이 덥다고 하지만 태릉선수촌에서 에어컨도 켜지 않은 채 훈련했다. 날씨는 장애물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