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K송진우]그가 던지면 역사가 된다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9분


만 42세 3개월 20일-데뷔 640경기 만에 대기록

세계 세번째로 ‘200승-100세이브-2000탈삼진’

9000여 명의 관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손을 모아 비는 관중도 있었고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관중도 보였다.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우리의 경기.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2사 우리 송지만의 타석 때 이상군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송진우는 이날 2000탈삼진이란 대기록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관중은 송진우가 마운드를 내려와 대기록 수립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 송진우와 몇 마디를 나눈 이 코치는 혼자 마운드를 내려왔다. 관중은 환하게 웃으며 “송진우”를 연호했다.

스트라이크, 볼, 스트라이크가 이어졌다. 이제 스트라이크 혹은 헛스윙 하나면 대기록이 수립되는 순간. 네 번째 공을 던졌다. 안쪽으로 낮게 들어간 공은 볼로 선언됐다. 송진우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다시 자세를 가다듬은 송진우는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졌다. 송지만은 방망이를 휘둘렀고 공은 포수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프로야구 역대 첫 2000탈삼진의 대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만 42세 3개월 20일이자 데뷔 640경기째.

송진우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에서 삼진을 약간 의식했다. 이제 3000이닝 달성을 목표로 올 시즌 끝까지 선발투수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단 3개의 삼진만을 남겨두었던 송진우는 경기 초반 긴장감 탓인지 1회에만 25개의 공을 던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회가 넘어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3회 정성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 송지만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등판할 때마다 최고령 기록을 쓰고 있는 송진우는 206승(147패), 103세이브, 2000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송진우는 메이저리그의 존 스몰츠와 일본의 에나쓰 유타카에 이어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200승, 100세이브, 2000탈삼진을 달성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한화는 0-0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이범호의 2루타와 김태완의 번트안타, 추승우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뒤 이희근의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1점을 얻으며 이겼다. 송진우는 8이닝 동안 4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11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한 롯데와 SK의 사직경기에서는 SK가 박재홍의 솔로포와 최정의 투런포 등 장단 12안타를 몰아쳐 5-2로 이기며 롯데의 5연승을 저지했다.

KIA는 윤석민이 7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솎아내고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삼성을 5-3으로 눌렀다. 두산은 LG에 10-2로 크게 이겼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잠실(두산 7승 3패)
LG2000000020
두산1000401302×
[승]랜들(선발·4승4패) [패]이재영(선발·1패) [홈]홍성흔(3회 3점·2호·두산)

▽대전(한화 4승 3패·연장 12회)
우리0000000000000
한화1000000000001
[승]토마스(11회·2승4패12세) [패]황두성(10회·3승3패5세)

▽광주(KIA 3승 3패)
삼성3000000120
KIA511003000×
[승]윤석민(선발·8승3패) [세]한기주(8회·1승1패14세) [패]윤성환(선발·3승6패) [홈]이재주(5회·8호·KIA)

▽사직(SK 4승 5패)
S K5100002020
롯데2000000110
[승]이영욱(선발·1승) [패]장원준(선발·5승 4패) [홈]박재홍(1회·10호) 최정(6회 2점·2호·이상 SK)

순위승률승차
SK36180.667-
롯데30230.5665.5
두산29240.5476.5
삼성30270.5267.5
한화29290.5009.0
KIA26310.45611.5
LG23360.39015.5
우리20350.3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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