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 이대호 “나, 잘나가는 투수였어”

  • 입력 2008년 6월 5일 08시 50분


“손민한-이대호 원투펀치가 될 뻔 했다니까요.” 롯데의 간판타자 이대호(26·사진)가 4일 사직구장에서 이색 주장을 펼쳤다. 만약 투수를 계속했다면 팀 선배 손민한의 뒤를 이을 에이스로 성장했을 거란 얘기였다.

동료 박기혁의 폭로(?)가 발단이었다. “대호가 투수할 때 직구구속이 140km도 안 나왔어요. 포크볼이랑 직구 구속이 거의 비슷했을 정도죠.” 공이 너무 느려서 타자로 전향했다는 지적에 발끈한 이대호.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제가 고2랑 고3 때 잠깐 투수를 했는데도 청룡기 동산고 전에서 4안타 완봉승도 하고 그랬어요. 그 경기 때문에 바로 롯데에 뽑혔잖아요.”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도 “감독이 ‘히든카드’로 아껴뒀다가 결승전에 내보낼 만큼 유망주였다”는 게 이대호의 주장이다.

그랬다. 경남고 에이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가 1년 만에 타자로 전향했다. 첫 전지훈련 때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한 훈련을 하다 어깨 부상을 입은 게 원인. 직구 구속이 떨어졌던 것도 그 때문이란다. ‘실력이 없어서’ 포기한 게 아니라는 항변인 셈이다. “나도 전력을 다해 던지면 140km를 넘는다”며 놀리던 박기혁도 한 가지는 인정했다. “대호가 포크볼 하나는 끝내주게 던졌죠. 지금 던져도 아마 못 칠 걸요.”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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