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이운재 사면 공식요청은 안했다” 오락가락

  • 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2분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가 음주 파문으로 징계 중인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의 사면을 놓고 갈팡질팡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31일 요르단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2-2로 비긴 뒤 허 감독이 “이운재의 사면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 허 감독은 2일에도 “이운재의 명예 회복에 대한 의지가 중요하다. 그의 대표팀 복귀는 예전부터 고민해 오던 문제다”라면서 “이운재는 경험이 많고 기술도 뛰어나기 때문에 후배들도 배울 게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이운재의 사면을 공식화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허 감독은 3일 “징계 중인 선수를 사면 요청하겠나. 논의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이운재의 사면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대표팀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이운재의 사면을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리려다 3일 오전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기술위 관계자는 “허 감독이 공식 요청했기 때문에 안건으로 올리려 했는데 갑자기 요청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허 감독이나 협회는 이운재의 사면을 시도했지만 징계 중인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논란과 대표팀 사기 저하 등 여론이 좋지 않자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7일 요르단전… 대표팀 출국

한편 허 감독이 이끄는 24명의 태극전사는 3일 밤늦게 인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3차 예선 4차전이 치러질 요르단 암만으로 출발했다. 이날 장도에 오른 대표팀은 요르단 원정(7일)을 시작으로 투르크메니스탄전(14일)까지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힘겨운 일정을 치르게 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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