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안 풀려? 화장발 세워!”

  • 입력 2008년 5월 10일 10시 08분


패기를 잃은 선수들의 모습이 답답했던 걸까. 롯데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이 9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메이크업(Make-up)’이란 단어를 꼭 알아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강조하는 ‘메이크업’이란 “내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 등을 뜻한다. 단순한 ‘배짱’보다 더 복합적인 승부사 기질을 일컫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두 가지 예를 들었다. 롯데 조성환이 지난달 25일 사직 삼성전에서 터뜨린 연장 끝내기 역전 2루타, 그리고 한화 더그 클락이 8일 사직 경기 8회에 때려낸 우중간 2타점 2루타가 바로 선수들이 ‘메이크업’을 발휘했을 때 나오는 활약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메이크업’은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기량(Ability) 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다른 운동신경을 갖춘 선수는 수없이 많지만 정신적으로 강인한 선수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로이스터는 “롯데에서도 손민한과 이대호 정도가 ‘메이크업’이 되는 선수다. 포수 강민호는 이들의 경지를 향해 올라가는 중”이라고 했다.

사실 ‘메이크업’이란 단어는 마무리 투수가 갖춰야 할 덕목을 꼽던 와중에 나왔다. 최근 롯데 불펜진과 마무리가 잇따라 리드를 못 지키고 무너진 탓이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마무리 임경완은 계속 배워가는 중이다. 지금 불펜에 있는 선수들도 현재 우리 팀의 베스트들”이라고 감쌌다. “언젠가는 잘 해줄 것”이라고 밀어붙이는 ‘메이크업’ 정신이 로이스터 감독에게도 발동한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내게 ‘메이크업’이 없었다면 메이저리그에 16년이 아니라 6일 밖에 머무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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