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꿈의 무대로

  • 입력 2008년 5월 1일 02시 57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형 엔진’ 박지성(앞)이 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등진 채 볼을 컨트롤하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형 엔진’ 박지성(앞)이 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등진 채 볼을 컨트롤하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맨유, 바르셀로나 꺾고 유럽 챔스리그 결승행

박지성 풀타임 대활약… ‘평점9’ 팀내 최고점수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대형 엔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번엔 각국 리그 챔피언들이 경쟁을 벌여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누비게 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박지성은 30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준결승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1-0 승리를 거들었다. 맨체스터는 1차전 무승부(0-0)를 합쳐 합계 1-0으로 승리해 결승에 올랐다. 맨체스터는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할 때인 1998∼1999시즌 이후 9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결승전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다.

박지성은 공수를 오가며 맹위를 떨쳐 맨체스터 지역 일간 맨체스터이브닝뉴스로부터 최고 평점인 9점을,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8점을 받았다. 박지성은 이날까지 챔피언스리그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어 결승에서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UEFA컵에서 두 차례(1980, 1988년) 우승한 적은 있지만 1992년 탄생한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보이며 주로 수비에 많이 가담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두 차례나 아깝게 놓치는 등 공격에도 적극적이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왼쪽을 돌파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밀어준 볼을 받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바깥으로 살짝 벗어났다. 20분 뒤에는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왼쪽 측면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를 나니가 골문 앞에서 수비수 2명과 경합하며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역시 빗나가 어시스트 기회를 날렸다.

맨체스터는 노장 폴 스콜스의 중거리포 한 방으로 승리했다. 스콜스는 전반 14분 바르셀로나의 잔루카 참브로타가 걷어낸 볼을 아크 왼편 바깥쪽에서 차단한 뒤 곧바로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렸고 빨랫줄처럼 뻗어간 볼은 그대로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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