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 또래들은 봄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새내기 노릇을 한창 하고 있다. 노는 욕심이 없다면,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박태환은 2월말 태릉선수촌 입촌 이후 50여 일 동안 단 하루 외박을 얻었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는 내 꿈이고, 생명을 걸었다”면서 “(박)태환에 대해서 만큼은 양보가 없다”고 했다. 스승이 이렇게 목숨 걸고 나서니 제자도 군소리가 없었다. 하지만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노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니 박태환도 애교를 부렸다.
박태환은 “고된 훈련이지만 한 주일 동안 외박을 생각하며 견딘다”면서 “(노 감독님이) 외박을 줄이신다면) 아쉬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 감독이 “일주일간 열심히 훈련을 한다면 (주말에는) 과감히 풀 수도 있다”고 하자 박태환의 얼굴에는 희색이 번졌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어 유운겸 감독이 “태릉은 창살없는 감옥인데 열심히 해 준다면 금요일 훈련을 마치고도 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더 큰 목소리로 더 열심히 하겠단다. 노 감독이 “건전하게 보내고 와야 한다”고 하자 “전 (그간) 건전하게 보냈다”며 지지 않았다. 연신 싱글벙글. 대회를 앞두고는 평소 때와는 훈련 사이클이 달라진다. 훈련시간은 줄어들지 않지만 대회 때 온 힘을 쏟아 붓기 위해 훈련 강도를 조절한다. 대표팀과 수영연맹은 베이징으로 가는 큰 과정 속에서 제80회 동아수영대회에 훈련의 한 사이클을 맞췄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엇보다 박태환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웃음을 되찾은 것은 신기록 이상의 의미다. 노 감독과 박태환의 장난스런 외박줄다리기가 계속되더라도 금빛 전망은 밝아보였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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