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숨막힌 태릉…외박은 나의 힘”

  • 입력 2008년 4월 21일 09시 17분


“태릉에서 외박은 저의 생명입니다.”

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 또래들은 봄바람을 맞으며 싱그러운 새내기 노릇을 한창 하고 있다. 노는 욕심이 없다면,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박태환은 2월말 태릉선수촌 입촌 이후 50여 일 동안 단 하루 외박을 얻었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는 내 꿈이고, 생명을 걸었다”면서 “(박)태환에 대해서 만큼은 양보가 없다”고 했다. 스승이 이렇게 목숨 걸고 나서니 제자도 군소리가 없었다. 하지만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노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니 박태환도 애교를 부렸다.

박태환은 “고된 훈련이지만 한 주일 동안 외박을 생각하며 견딘다”면서 “(노 감독님이) 외박을 줄이신다면) 아쉬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 감독이 “일주일간 열심히 훈련을 한다면 (주말에는) 과감히 풀 수도 있다”고 하자 박태환의 얼굴에는 희색이 번졌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어 유운겸 감독이 “태릉은 창살없는 감옥인데 열심히 해 준다면 금요일 훈련을 마치고도 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더 큰 목소리로 더 열심히 하겠단다. 노 감독이 “건전하게 보내고 와야 한다”고 하자 “전 (그간) 건전하게 보냈다”며 지지 않았다. 연신 싱글벙글. 대회를 앞두고는 평소 때와는 훈련 사이클이 달라진다. 훈련시간은 줄어들지 않지만 대회 때 온 힘을 쏟아 붓기 위해 훈련 강도를 조절한다. 대표팀과 수영연맹은 베이징으로 가는 큰 과정 속에서 제80회 동아수영대회에 훈련의 한 사이클을 맞췄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엇보다 박태환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웃음을 되찾은 것은 신기록 이상의 의미다. 노 감독과 박태환의 장난스런 외박줄다리기가 계속되더라도 금빛 전망은 밝아보였다.

울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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