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피처, 파워히터가 없다”

  • 입력 2008년 3월 27일 18시 18분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가 열리고 있는 서울 목동야구장에는 메이저리그와 국내프로팀들의 스카우트가 총출동했다. 2008년 첫 전국대회에서 선수들의 기량이 한층 발전됐기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은 것.

하지만 스카우트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파워피처와 파워히터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각 팀의 스카우트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이렇게 수준급 파워피처가 부족한 해는 없었다. 공,수,주를 갖춘 내야수가 쏟아지고 있는 반면 대형투수가 없어 고민이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또 “파워피처 뿐만 아니라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파워히터도 부족하다. 이번 3학년보다 지금 2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온 스카우들이 공개한 3학년 투수들의 최고구속을 살펴보면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성영훈(덕수고)만이 시속 150킬로대를 기록하고 있을 뿐, 140대 후반의 빠른 직구를 뿌리는 투수가 없다. 대형 파워피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고 3인방 오병일(146), 안태경(144), 정수민(144)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구속에 한참 모자랐다.

한희(군산상고)와 좌완투수 중 가른 빠른 공을 던지는 강윤구(장충고)가 각각 145, 142로 뒤를 따르고 있지만, 앞서 졸업한 정찬헌(LG)과 진야곱(두산)의 고3 시절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오히려 2학년생인 김선기(세광고), 홍유상(제물포고), 안성민(공주고) 등이 구속증가와 함께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어 이들에게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파워히터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프로에서 거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재목도 많지 않아 보인다. 서울고의 막강 3, 4번 안치홍과 박건우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인천숭의구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류기훈(제물포고)과 파울홈런 2개를 날린 신일고 이제우(2학년)가 파워히터로 부상한 것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수확이다.

프로팀의 한 스카우트는 이에 대해 “파워가 뛰어나고 감각이 좋은 어린 선수들이 타자보다는 투수를 선호하고 있다. 나무배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파워히터 부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16강전이 한창 진행중인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는 모두 4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철거된 동대문야구장보다 넓은 목동구장에서는 단 하나의 홈런도 기록되지 않았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조근형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송찬규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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