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유연성 부러워”…세계피겨선수권 2연속 동메달 김연아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오자마자 의자에 몸을 던지듯 털썩 주저앉았다.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딴 ‘피겨 여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사진). 22일 만난 그는 전날 끝난 경기 탓에 피곤함이 얼굴에 묻어 있었다. 좋아하는 쇼핑도 하고 쉬고 싶지만 세계 각 언론사에서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으로 스웨덴에 머무는 내내 마냥 쉴 수가 없는 처지다.

그는 이번 경기에 대해 “시합이 다가오면서 컨디션이 점점 무거웠다. 긴장도 해서 조금 실수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에 대해 아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아가 얻은 것은 자신감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경기 하나하나 힘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치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국내서 훈련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해보니…”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하루 2, 3시간밖에 훈련할 수 없었다.

1등을 차지한 일본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에 대해 그는 “체력과 유연성이 부럽다. 유연성이 좋으면 부상도 적을 텐데…”라며 자신의 잦은 부상을 언급했다. 그는 “마오의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도 신기하다.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될 수 있고 이제 시작한 나도 10년이 지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며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록산과 박쥐가 좋다. 보통 체력적으로 덜 힘든 쇼트프로그램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을 쓰고 싶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더욱 연습할 예정이다”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한국에 돌아가 친구도 만나고 ‘서울 구경’도 하고 싶다는 그는 5월 국내에서 아이스쇼를 치른 뒤 캐나다로 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한다.

예테보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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